화내지 않는 게 이기는 것
화날 일이 많은 세상이다. 분열하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의 삶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삶에 여유가 없다 보니 작은 일에도 감정이 상해 큰 사건으로 번지는 일도 심심치 않다.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 인내라는 물동이에 물을 찰랑찰랑 담고 다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툭 치면 넘쳐버릴 것처럼 감정이 고양돼 있다. 사소한 말싸움이 칼부림으로 변하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이 보이면 곧바로 혐오로 돌아서 버리는 것들이 바로 그 예이다.
혹자는 말한다. 화를 내야 할 순간에 화를 내지 않으면 자신만 손해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실 화를 낸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은 별로 없다. 오히려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고 사실 여부를 판단해 현명하게 처리하는 쪽이 이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감정은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보낸 화는 항상 더 큰 화로 돌려받게 될 수밖에 없다. 분노와 분노가 만나면 결국 모두가 지는 게임을 하게 되는 이유이다.
그래도 너무나 화가 날 때는 나 자신에게서 잠시 시선을 떼고 이 그림들을 바라보자. 손바닥도 혼자서는 소리를 낼 수 없는 법이니 상대방의 분노에 함께 반응하지 말고 그의 불씨가 꺼지길 기다려주자. 화를 내면 나만 손해다. 화내지 않고도 이기는 게 더 멋지지 않겠는가. 분노를 제쳐놓고 먼 산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하자. ‘화를 내어서 무엇 하나’
김선현(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현재 대한트라우마협회와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예술치료 인턴과정을 수료했고 일본에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미술치료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학생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같은 ‘국가적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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