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11.13 문갑식 선임기자)
[KIST 차세대반도체硏 장준연 소장]
석·박사 등 300명 사상 최대 조직
반도체시장 절대 强國 유지 위해 실리콘 탈피한 기술 혁신에 총력
"우리나라 먹여 살릴 길 찾아야죠"
올 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새 조직이 출범했다.
박사만 52명, 석사 등 학생 220명으로 이뤄진 '차세대 반도체 연구소'다.
300명가량의 인력이 단일 목표를 위해 창설된 것은 KIST 역사에 없어
내부에서 "새 군단(軍團)이 생겼다"는 말까지 나왔다.
1965년 발족한 KIST 창설자는 박정희 대통령이다.
1965년 발족한 KIST 창설자는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이 서명한 1호 재단기금 납부증이 KIST에 보관돼있다.
이 KIST가 지금 한국을 먹여살리는 철강(포스코)-반도체(삼성)-자동차·조선산업(현대)의 청사진을
그렸다는 것은 공인된 역사다.
50년간 한국산업의 먹거리를 창출한 KIST는 왜 다시 반도체에 눈을 돌렸을까.
'마법의 돌' 반도체에는 신화가 있다. '무어의 법칙'이다.
50년간 한국산업의 먹거리를 창출한 KIST는 왜 다시 반도체에 눈을 돌렸을까.
'마법의 돌' 반도체에는 신화가 있다. '무어의 법칙'이다.
1965년 미국 페어차일드 고문인 고든 무어가 말한 것으로,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이 법칙은 지켜졌고 그 챔피언은 한국이었다.
하지만 20년 넘게 한국을 먹여살려왔고 세계 1등인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불과 1~2년이라고
하지만 20년 넘게 한국을 먹여살려왔고 세계 1등인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불과 1~2년이라고
장준연(50) KIST 차세대반도체 연구소장은 말했다.
중국은 그런 격차를 뒤집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만 200조 위안이란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문제는 또 있다. 지금 한국의 반도체 집적도는 14나노이며 다음 목표가 10나노다. 1나노는 10의 마이너스 9승(乘)이다.
문제는 또 있다. 지금 한국의 반도체 집적도는 14나노이며 다음 목표가 10나노다. 1나노는 10의 마이너스 9승(乘)이다.
무어의 법칙이 전자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있는 이 경이로운 마이크로 세계에서 계속 통용될 것인가?
장 소장은 "부정적"이라고 했다.
"14나노의 다음 단계가 10나노이고 그 다음이 7나노, 5나노 순(順)인데
과학자들은 7나노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하고 5나노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했다.
무어의 법칙대로라면 지금으로부터 최대 54개월, 즉 4년 반 안에 경량화를 통한 성능 향상이 위기를 맞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 누려왔던 '규모의 강점'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해결책은 뭘까?
이것은 한국이 누려왔던 '규모의 강점'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해결책은 뭘까?
장 소장은 "기존 실리콘과 다른 원료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화학 주기율표상 실리콘은 4족 원소인데 KIST는 3-5족 원소를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가 꼽는 차세대 반도체 3족 원소는 갈륨-인듐, 5족 원소는 안티모니-아세닉 등이다.
그가 꼽는 차세대 반도체 3족 원소는 갈륨-인듐, 5족 원소는 안티모니-아세닉 등이다.
이론적으로 3-5족 원소로 만든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같은 조건 아래서
전자의 이동 속도가 3~10배 빠르지만 치명적 단점도 있다.
장 소장은 "3-5족 원소는 재료값과 박막화(薄膜化) 비용이 높고, 현재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다 바꿔야한다"고 했다.
최신 14나노형 반도체 생산라인이 15조원이고 국내 굴지의 반도체회사에만 신구(新舊)라인이 10개이니 100조원의
투자비를 날리고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차세대 반도체는 실현 불가능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차세대 반도체는 실현 불가능한 게 아닐까?
장 소장은 "차세대 반도체는 미국 등에서 이론이 정립됐고 기술 개발까지 마쳤다고 본다"고 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한국도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상황을 종합해 KIST는 2~3년 내에 현행 실리콘 기판 위에 전자가 흘러다니는 3-5족 화합물 반도체 채널을
올리는 게 1차 목표"라고 했다.
실리콘과 3-5족 화합물은 원자 간격이 커 합쳐놓을 경우 결함이 많은데 그것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성공하면 6년 이내에 실리콘 기판 위에 양질의 소자(素子)를 싣게 되는데,
이러면 상당 기간 한국이 반도체시장 절대강자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타까운 것은 KIST와 국내 업체의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업은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죠. 2000명 연구 인력을 가진 모 업체는 5나노의 벽도 돌파할 수 있다고 봅니다.
KIST는 다른 길을 찾는 것이고…. 합심하면 좋겠지만 예전부터 KIST는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해법을 찾았잖아요."
KIST 차세대 반도체연구소는 그래서인지 50년 전처럼, 기업 지원 없이 얼마 안 되는 정부 예산만으로 나라 먹여살릴 길을
찾고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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