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2016.01.08 19:45
▲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청명상하원(상)과 개봉부(하).
중국 허난성 카이펑(开封)은 도시 전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다. 송나라를 주제로 지어진 '청명상하원(清明上河园)'과 '개봉부(开封府)'는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한다. 특히 그곳에서 펼쳐지는 공연들은 한국 돈 240억 원을 들여 제작한 대형작품부터 드라마 '판관 포청천'을 재현한 것까지 다채롭기까지 하다.
그중 송나라 시대의 결혼문화를 고증해 만든 두 가지 공연은 배우의 연기를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닌 관객이 직접 참여 할 수 있어 흥미롭다.
▲ 전통 예식 방법의 하나인 '포수구'.
미모의 신부와 예비신랑들의 경쟁
먼저 소개할 공연은 청명상하원에서 진행하는 '왕원외초서(王员外招婿)'라는 공연이다.
이 공연은 왕원외라는 부자가 '포수구(抛绣球)'라 불리는 전통방식으로 딸의 사윗감을 구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포수구란 높은 건물 위에서 붉은색 비단방울(绣球)을 아래로 던져 받은 사람과 결혼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공만 잡을 수 있으면 결혼에 성공하지만 쉽지 않다. 신부의 미모가 인터넷을 타고 화제가 되어 공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관광지에서의 가상 결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니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 없다.
▲ 미모의 신부와 공을 잡기 위해 경쟁하는 사람들.
장원급제자 사위를 두기 위한 장인들의 경쟁
두 번째 공연은 개봉부의 '방전착서(榜前捉婿)'이다. 과거 급제 발표날 사위를 찾는다는 뜻을 가진 이 공연은 송나라 시대 풍속에서 유래했다.
당시 부자나 귀족 가문은 딸에게 사위를 구해주기 위해 매년 개봉부에서 과거시험 결과가 나오는 시기에 과거 시험자와 함께 앞다투어 결과를 확인했다. 만약 장원이 발표되면 떼거리로 장원한 사람을 찾고 서로 빼앗기 위해 경쟁했다고 한다. 백성들은 이러한 모습을 두고 '착서(捉婿)'라 불렀다.
▲ 개봉부에서 과거시험 결과를 발표하는 재연하는 모습(상), 우연히 참가하게 된 결혼식(하).
과거 권력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담긴 이 공연은 개봉부 내 청심루(清心楼) 앞에서 진행된다. 건물 위에서 두 배우가 나와 관객을 대상으로 과거 시험에 참여할 사람 3명을 뽑는데, 우연히 본 기자도 선택됐다.
중국어를 몰라 걱정했지만 배우들의 표정과 분위기로 알 수 있다. 심지어 혼례장면에서 절을 올릴 때는 못 알아들을까 손수 기자의 뒷목까지 잡고 움직여 주신다. 정신없이 진행되는 혼례에 당황했지만,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는지 관객들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 신랑의 뒷목을 잡고 억지로 절을 시키는 혼례식 모습.
블록버스터급 공연이 가득한 카이펑
지금까지 카이펑의 전통 혼례에 관한 공연을 소개했다. 이것만 보고 만족하기엔 아직 이르다. 이 두 공연은 카이펑에 있는 다양한 공연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영화 속 전쟁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수중전과 화려한 조명이 눈부신 뮤지컬, 드라마로 익숙한 '판관 포청천'까지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다양한 공연들이 준비돼 있다.
▲ 카이펑 관광지의 다채로운 공연들.
※ 여행 TIP
청명상하원(清明上河园, qīng míng shàng hé yuán,칭밍상허위안)
주소: 河南省开封市龙亭西路5号
전화: 86-371-9600198
입장료: 100위안
사이트: http://www.qingmings.com
교통: 카이펑시내 1번, 15번,30번 버스이용
개봉부(开封府,kāi fēng fǔ, 카이펑푸)
주소: 허난성 카이펑시 포공호동 쪽
전화:86-371-23963159
사이트: http://www.kaifengfu.cn/(중/영)
입장료: 60위안
교통: 2번 4번 19번 버스 개봉부 하차
공연정보
왕원외초서(王员外招婿): 10:35, 14:40, 17:10 / 청명상하원 왕원외가 앞
방전착서(榜前捉婿): 10:30, 16:00(여름), 15:30(겨울) / 개봉부 명례원(明礼院) 청심루(清心楼)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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