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6-01-26
[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 /2016 연중기획]
[ICT 융합이 미래다]<上>4차 산업혁명 이끌 인공지능
20일 일본 도쿄(東京) 아카사카미쓰케(赤坂見附)에 있는 가전매장 빅카메라 5층.
캡슐커피머신을 파는 매장에 들어서자 흰색 로봇인 ‘페퍼’가 고개를 돌려 눈을 맞추고는 팔을 벌리며 “멋진 선물을 주는 게임을 같이하지 않을래요”라고 물었다. 가슴에 달린 터치패드를 눌러 승낙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반가움도 표시했다.
터치패드에 나온 퀴즈에서 정답을 고르니 두 팔을 휘저으며 “멋지다”고 감탄한 페퍼는 다양한 커피머신을 소개했다. “저는 로봇이라서 커피를 못 마시는 게 답답하다”며 ‘투정’ 부리는 모습은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던 로봇처럼 자연스러웠다. 페퍼는 IBM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인 ‘왓슨’을 탑재해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고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판매된 소프트뱅크의 서비스 로봇 페퍼는 한 대에 19만8000엔(약 206만 원). 여기에 클라우드서비스(외부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와 보험을 합하면 3년간 한국 돈으로 1000만 원 이상 든다. 하지만 만들기가 무섭게 매달 1000대가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다. 커피 주문을 받고, 은행 점원이나 결혼식 들러리 역할, 노인들의 말벗도 되어 준다.
융합기술의 결정체인 AI 기술이 인간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페퍼와 같이 로봇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쓰는 구글의 G메일 등까지 적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다. 과거 꿈으로만 여겨졌던 일들이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서비스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융합하면서 현실화하고 있다.
○ 일상으로 들어온 AI 기술
현재 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춘 기업은 미국 IBM이다. IBM의 왓슨은 이미 2014년 1월 상용화돼 36개국에서 의료 금융 스포츠 분야 등 100여 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일상에서 AI 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구글의 G메일이다. 구글은 AI 기술을 적용해 스팸메일의 99.5%를 걸러낸다.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기존의 방식이 특정 단어나 기호가 있는 메일을 막는 ‘규칙형’이라면 현재는 사용자들이 스팸으로 처리한 메일의 형태를 분석해 스스로 학습해 진화하는 AI의 한 종류인 ‘딥 러닝’ 방식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가 축적돼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정확도는 높아진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팀도 지난해 AI 기술을 이용해 베이징(北京) 도로에서 총 30km를 운전자 없이 주행했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 가장 앞선 삼성전자가 AI 스타트업을 수백억 원을 투자해 인수했지만 미국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수조 원씩 쓰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패스트 팔로’ 전략 어려워져
AI는 지난 수년간 IoT와 클라우드(Cloud) 기술,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분야를 통칭하는 이른바 ‘ICBM’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실화가 가능해졌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 분석하는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서로 융합되면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과 추론까지 할 수 있게 됐다.
AI 분야의 특징은 축적된 데이터에 따라 기술과 서비스 수준이 크게 좌우돼 선발자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AI는 더욱 영리해지고, 이미지나 음성 인식률은 높아진다. 서비스가 좋아져 이용자가 늘면 데이터가 더욱 축적돼 다른 회사와의 기술 격차가 커진다. 먼저 진출한 글로벌 IT 대기업들의 ‘승자 독식’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 기업이 과거 ‘패스트 팔로(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을 때와는 산업 구조가 달라진 셈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은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지난해까지 280만 km를 주행한 것은 도로 상황 데이터를 축적해 자율주행차의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는 한국 기업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도로 실제 주행거리는 5km에 불과하다.
○ 장기적인 정부 지원 필수
미국이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장기적인 투자 덕분이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08년부터 AI 칩 개발에 나섰다. 뇌과학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내세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매년 AI 분야의 예산을 늘리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중국도 AI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ICT 융합이 미래다]<上>4차 산업혁명 이끌 인공지능
20일 일본 도쿄(東京) 아카사카미쓰케(赤坂見附)에 있는 가전매장 빅카메라 5층.
캡슐커피머신을 파는 매장에 들어서자 흰색 로봇인 ‘페퍼’가 고개를 돌려 눈을 맞추고는 팔을 벌리며 “멋진 선물을 주는 게임을 같이하지 않을래요”라고 물었다. 가슴에 달린 터치패드를 눌러 승낙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반가움도 표시했다.
터치패드에 나온 퀴즈에서 정답을 고르니 두 팔을 휘저으며 “멋지다”고 감탄한 페퍼는 다양한 커피머신을 소개했다. “저는 로봇이라서 커피를 못 마시는 게 답답하다”며 ‘투정’ 부리는 모습은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던 로봇처럼 자연스러웠다. 페퍼는 IBM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인 ‘왓슨’을 탑재해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고 자신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판매된 소프트뱅크의 서비스 로봇 페퍼는 한 대에 19만8000엔(약 206만 원). 여기에 클라우드서비스(외부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와 보험을 합하면 3년간 한국 돈으로 1000만 원 이상 든다. 하지만 만들기가 무섭게 매달 1000대가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다. 커피 주문을 받고, 은행 점원이나 결혼식 들러리 역할, 노인들의 말벗도 되어 준다.
융합기술의 결정체인 AI 기술이 인간의 삶 속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페퍼와 같이 로봇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쓰는 구글의 G메일 등까지 적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다. 과거 꿈으로만 여겨졌던 일들이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서비스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가 융합하면서 현실화하고 있다.
○ 일상으로 들어온 AI 기술
현재 AI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춘 기업은 미국 IBM이다. IBM의 왓슨은 이미 2014년 1월 상용화돼 36개국에서 의료 금융 스포츠 분야 등 100여 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일상에서 AI 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구글의 G메일이다. 구글은 AI 기술을 적용해 스팸메일의 99.5%를 걸러낸다.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기존의 방식이 특정 단어나 기호가 있는 메일을 막는 ‘규칙형’이라면 현재는 사용자들이 스팸으로 처리한 메일의 형태를 분석해 스스로 학습해 진화하는 AI의 한 종류인 ‘딥 러닝’ 방식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터가 축적돼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정확도는 높아진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팀도 지난해 AI 기술을 이용해 베이징(北京) 도로에서 총 30km를 운전자 없이 주행했다.
김재필 KT경제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 가장 앞선 삼성전자가 AI 스타트업을 수백억 원을 투자해 인수했지만 미국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수조 원씩 쓰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패스트 팔로’ 전략 어려워져
AI는 지난 수년간 IoT와 클라우드(Cloud) 기술,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분야를 통칭하는 이른바 ‘ICBM’ 기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실화가 가능해졌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 분석하는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서로 융합되면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과 추론까지 할 수 있게 됐다.
AI 분야의 특징은 축적된 데이터에 따라 기술과 서비스 수준이 크게 좌우돼 선발자를 따라잡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AI는 더욱 영리해지고, 이미지나 음성 인식률은 높아진다. 서비스가 좋아져 이용자가 늘면 데이터가 더욱 축적돼 다른 회사와의 기술 격차가 커진다. 먼저 진출한 글로벌 IT 대기업들의 ‘승자 독식’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 기업이 과거 ‘패스트 팔로(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을 때와는 산업 구조가 달라진 셈이다.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은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지난해까지 280만 km를 주행한 것은 도로 상황 데이터를 축적해 자율주행차의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는 한국 기업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도로 실제 주행거리는 5km에 불과하다.
○ 장기적인 정부 지원 필수
미국이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장기적인 투자 덕분이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08년부터 AI 칩 개발에 나섰다. 뇌과학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내세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매년 AI 분야의 예산을 늘리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중국도 AI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들은 한국 정부도 AI 분야에서 장기적인 투자 기반을 조성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AI 기술로 의료데이터를 분석하는 ‘뷰노’의 김현준 이사는 “투자를 받으면 당장 성과와 이익을 내라고 압박하는 한국 분위기에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AI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AI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판단하기 어려운 가치와 관련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AI 기술이 해킹 범죄나 사이버 전쟁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고민과 대비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 ·곽도영 기자/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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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4대천왕’ 모셔간 美구글-中바이두
동아일보 2016-01-26
[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 /2016 연중기획]
글로벌기업 연구인력 선점 경쟁… 미래 프로젝트에 수천억 원 투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연구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어 이 분야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AI 분야를 주도하는 이른바 ‘4대 천왕’이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 중국의 바이두에 스카우트되면서 화제가 됐다.
AI 분야의 선구자인 제프리 힌턴 전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69)는 구글에 영입됐다. ‘딥 러닝’ 개념의 창시자인 힌턴 교수는 1980년대 초부터 데이터 연구에 뛰어들어 인공 신경망 구축의 초기 단계를 이끌었다. 구글은 2013년 그가 창업한 기계학습 업체를 인수하면서 그를 AI 부문 수장으로 앉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과 학사 출신의 천재 과학자 레이 커즈와일(68)도 2012년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로 영입돼 AI 연구를 이끌고 있다.
4대 천왕 중 또 다른 한 명인 얀 르쿤 박사(56)는 페이스북에서 일한다. 프랑스 파리6대학 컴퓨터공학 박사인 그는 힌턴 교수가 이끌던 연구 그룹에 속한 학자였다. AI와 모바일 로보틱스, 필기인식 등과 관련해 180건이 넘는 논문과 서적을 집필할 만큼 연구를 축적했다.
마지막 인물인 중국계 영국인 앤드루 응 전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40)는 중국의 대표 검색 포털인 바이두에 합류했다. 바이두는 2014년 5월 응 교수를 영입하면서 향후 5년간 3억 달러(약 3600억 원)를 투입해 중국 상하이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200여 명의 AI 연구진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바이두가 단기간에 AI 분야에서 구글에 버금가는 성과를 낸 것도 응 교수의 역할이 컸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시각이다.
곽도영 기자
글로벌기업 연구인력 선점 경쟁… 미래 프로젝트에 수천억 원 투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연구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고 있어 이 분야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AI 분야를 주도하는 이른바 ‘4대 천왕’이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 중국의 바이두에 스카우트되면서 화제가 됐다.
AI 분야의 선구자인 제프리 힌턴 전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69)는 구글에 영입됐다. ‘딥 러닝’ 개념의 창시자인 힌턴 교수는 1980년대 초부터 데이터 연구에 뛰어들어 인공 신경망 구축의 초기 단계를 이끌었다. 구글은 2013년 그가 창업한 기계학습 업체를 인수하면서 그를 AI 부문 수장으로 앉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과 학사 출신의 천재 과학자 레이 커즈와일(68)도 2012년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로 영입돼 AI 연구를 이끌고 있다.
4대 천왕 중 또 다른 한 명인 얀 르쿤 박사(56)는 페이스북에서 일한다. 프랑스 파리6대학 컴퓨터공학 박사인 그는 힌턴 교수가 이끌던 연구 그룹에 속한 학자였다. AI와 모바일 로보틱스, 필기인식 등과 관련해 180건이 넘는 논문과 서적을 집필할 만큼 연구를 축적했다.
마지막 인물인 중국계 영국인 앤드루 응 전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40)는 중국의 대표 검색 포털인 바이두에 합류했다. 바이두는 2014년 5월 응 교수를 영입하면서 향후 5년간 3억 달러(약 3600억 원)를 투입해 중국 상하이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200여 명의 AI 연구진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바이두가 단기간에 AI 분야에서 구글에 버금가는 성과를 낸 것도 응 교수의 역할이 컸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시각이다.
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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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융합산업의 뇌 AI 4년 격차 좁히자
동아일보 2016-01-26
[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 /2016 연중기획]
사물인터넷-무인車등 미래먹거리… 인공지능 기술로 꿰어야 성장 활로
한국, 4차 산업혁명 도태 위험

경기 침체로 2년 연속 수조 원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융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선박에 디지털 기술을 입히는 ‘커넥티드 스마트십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
올해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선박은 날씨 정보를 스스로 파악해 가장 경제적인 항로를 찾을 수 있다. 또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육상에서 모니터링하면서 물류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선박의 이상을 즉각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선박만 팔던 현대중공업이 이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유지 보수하면서 추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위기에 처한 한국 기업들이 ‘융합’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동아일보가 최근 국내 30대 기업(매출액 기준)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국내 기업들은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융합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12개 핵심 기술 중 실제 사업과 연결시킬 수 있는 기술(복수 응답)을 묻는 항목에 가장 많은 17개 기업(56%)이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자동차를 각각 꼽았다. 빅데이터라고 응답한 기업은 10개(33%)로 세 번째로 많았다. 모두 기존 산업에 ICT를 융합해 닫혀 가는 한국 경제의 성장판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23일 폐막한 다보스포럼에서도 기존 산업이 ICT와 결합되는 현상을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본질로 평가했다. 특히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미래를 이끌 혁신 기술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ICT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수준은 아직 낮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스마트자동차(3.7년), 지능형 로봇(4.2년) 등 융합 분야의 기술에서 한국은 선진국(특히 미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제조업체가 ICT 융합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물건이 덜 팔리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무인車등 미래먹거리… 인공지능 기술로 꿰어야 성장 활로
한국, 4차 산업혁명 도태 위험

올해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선박은 날씨 정보를 스스로 파악해 가장 경제적인 항로를 찾을 수 있다. 또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육상에서 모니터링하면서 물류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선박의 이상을 즉각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선박만 팔던 현대중공업이 이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유지 보수하면서 추가 수입도 올릴 수 있다.
위기에 처한 한국 기업들이 ‘융합’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동아일보가 최근 국내 30대 기업(매출액 기준)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국내 기업들은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융합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12개 핵심 기술 중 실제 사업과 연결시킬 수 있는 기술(복수 응답)을 묻는 항목에 가장 많은 17개 기업(56%)이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자동차를 각각 꼽았다. 빅데이터라고 응답한 기업은 10개(33%)로 세 번째로 많았다. 모두 기존 산업에 ICT를 융합해 닫혀 가는 한국 경제의 성장판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23일 폐막한 다보스포럼에서도 기존 산업이 ICT와 결합되는 현상을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본질로 평가했다. 특히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미래를 이끌 혁신 기술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ICT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수준은 아직 낮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스마트자동차(3.7년), 지능형 로봇(4.2년) 등 융합 분야의 기술에서 한국은 선진국(특히 미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제조업체가 ICT 융합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물건이 덜 팔리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 ·곽도영·신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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