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16.03.27. 19:33
유족들 "건물 보는 것이 괴롭다" 반대했으나 결국 남기기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당장 괴롭더라도 재해의 교훈을 제대로 전하는 게 중요하다."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쓰나미(지진 해일)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은 초등학교 건물을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27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메야마 히로시(龜山紘) 일본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장은 동일본대지진 때 쓰나미가 덮친 시립 오카와(大川)초등학교 건물 전체를 보존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동일본대지진 때 오카와초등학교 학생과 교직원은 즉시 피난하지 않고 교내에서 50분가량 머물다 피난이 늦었고 학생 74명과 교직원 1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당시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2층 건물이 2층 천장까지 침수됐으며 학교에 있던 이들은 피난을 시작한 직후 쓰나미에 희생됐다.
이 학교 건물을 두고 가족이 희생된 장소를 보는 것 자체가 괴롭다며 철거를 요구하는 유족들과 방재 교육의 살아 있는 현장으로 남겨야 한다는 졸업생 등의 의견이 장기간 맞섰는데 당국은 쓰나미가 남긴 교훈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쪽을 택했다.
가메야마 시장은 "지진에 대한 반성, 교훈을 전하는 것이 최대 피해 지역인 이시노마키시의 사명"이라며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다음 세대에 전승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유족들의 감정을 고려해 학교 건물 주변에 나무를 심고 일대를 희생자 위령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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