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책/ 여시동 지음/ 서교출판사/ 342쪽/ 1만3000원 | 통합적 관점에서 서술한 독립운동가 30명의 列傳 지난해 관객 1200만명을 동원했던 영화 '암살'에는 의열단 지도자인 약산(若山) 김원봉(金元鳳)이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배우 조승우가 맡았던 김원봉은 실제 낭만적인 외모와 분위기를 지녔다. 님 웨일스가 쓴 '아리랑'의 주인공인 항일운동가 김산은 김원봉에 대해 "아가씨들은 모두 멀리서 그를 동경했다. 그가 대단한 미남이었고 로맨틱한 용모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김원봉 은 러시아 소설가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좋아했고, 톨스토이의 글이라면 모두 찾아서 읽었다. 일간지 베이징·상하이 특파원을 지낸 저자가 일화와 인물평을 통해 독립 운동가 30여 명의 삶을 재구성한 열전(列傳). 이승만·김구·안창호 등 독립운동 지도자들을 이념에 따라 재단(裁斷)하거나 대립시키기보다는 통합적 관점에서 감싸 안고자 하는 시각이 돋보인다. |
미성숙한 사람들의 사회/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 송소민 옮김/ 추수밭 | 336쪽 | 1만5000원 | 정신적 퇴행 막고 싶다면 정보를 차단하고 쉬어라 어린 시절, 어른들이란 모든 문제에 대해 확신에 찬 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그들은 복잡한 시내 중심가에서도 지도 없이 척척 길을 찾아다녔고, 까마득한 옛날 일에 대해서 훤히 기억하고 교훈을 추출했다.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매사 결정하고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때론 더 큰 어른들에게 기대고 싶은데, 똑똑해진 요즘 아이들이 오히려 부모를 가르치려 들기도 한다. 독일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오늘날 성인들의 끝없는 피로와 스트레스의 원인이 미성숙한 정신과 어른답지 않은 태도에 있다고 짚는다. 복잡해진 세상이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그게 아니라 "문제는 바로 당신들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 낸 과도한 요구로 자신을 피폐하게 몰아가는 대신 디지털 정보를 차단하고 휴식을 취함으로써 '퇴행'을 막을 수 있다고 권고한다. |
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 김은모 옮김/ 콤마/ 276쪽/ 1만2000원 | 몸 뒤바뀐 아내와 애인,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일본 소설에선 부담 없이 사회 풍자와 환상 문학을 오가는 중간 문학이 발달해 왔다. 이 소설은 두 여자의 영혼과 몸이 뒤바뀐다는 상황 설정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사회적 갈등과 세태를 경쾌하게 풍자한다. 2013년 일본 TBS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가 어느 날 남편에게 숨겨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이 직장의 젊은 여직원과 연애에 빠진 것. 이처럼 통속적인 소재는 발랄한 판타지로 바뀐다. 두 여자의 영혼과 몸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한다. 주부는 젊은 직장 여성이 돼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를 비롯해 고달픈 사회생활을 접한다. 여직원은 주부가 돼 가족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하는 여자의 삶을 경험한다. 엄숙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교훈을 상큼한 우화 형식으로 그려냈다. |
(출처-조선일보 2016.04.30 김성현 기자/유석재 기자/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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