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7.0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석류꽃
| 石榴花 風吹花影到(풍취화영도) 盡日看花好(진일간화호) 新物謾芳菲(신물만방비) 榴花落不歸(유화낙불귀) |
영남의 저명한 시인 청천(青泉) 신유한(申維翰·1681~1752)이 지었다.
뜨락 한 모퉁이에 석류꽃이 진홍빛으로 피어 있다.
주렴 너머로 해가 돋은 아침나절, 바람이 석류나무를 흔들자 빨간 석류꽃이 한들거린다.
아름다운 여인이 주렴을 걷고서 하염없이 꽃을 바라보고 있다.
아침부터 꼼짝하지 않고 꽃만 보고 있다. 석류꽃은 저렇게 곱게 피었는데 임은 왜 돌아오지 않는 걸까?
버들잎 돋아날 때 임은 떠나 봄꽃이 피었다 지고 이제 석류꽃까지 피었는데도 소식이 없다.
설마 저 꽃이 다 질 때까지 돌아오지 않을 셈일까? 저 석류꽃은 내 붉은 열정을 닮은 듯하다.
저나 나나 한 봄 내내 부질없이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내고 있다.
석류꽃이 한창 붉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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