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6.25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6월 23일 취중에
| 六月二十三日醉 歎歎欲何爲(탄탄욕하위)
吾生迺可知(오생내가지)
心事浪猜疑(심사낭시의)
賖醪快灌之(사료쾌관지) |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 1741~1793)가 술을 마시고 썼다.
6월도 막바지라 올 한 해도 절반이 흘러갔다.
술을 몇 잔 마시자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한 해 동안 한 일을 돌아보면 한심스럽다.
요새 세상은 너나 할 것 없이 강퍅하게 살아가서 옛날 사는 모 습과는 너무 달라졌다.
남들이 사는 것을 훔쳐보며 쓸데없이 시기하고 의심하느라
제멋대로 살지도 못하는 것이 지금 세상 우리 인생이다.
내 인생 내 마음대로 살아도 그 옛날 멋스러운 사람들처럼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만 남은 반년이다.
누가 뭐래도 아내만은 무조건 내 편이다.
불편한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외상술을 받아다가 잔에 콸콸 따르는 좋은 친구다.
'文學,藝術 > 고전·고미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슴으로 읽는 한시] 석류꽃 (0) | 2016.07.02 |
---|---|
[정민의 世說新語] [372] 첨제원건(尖齊圓健) (0) | 2016.06.29 |
[정민의 世說新語] [371] 당면토장(當面土墻) (0) | 2016.06.22 |
[가슴으로 읽는 한시] 밤에 앉아 옛이야기 하다 (0) | 2016.06.18 |
[정민의 世說新語] [370] 심자양등(深者兩等) (0) | 2016.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