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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비

바람아님 2016. 7. 7. 23:56

 





꽃 비 / 海島  이우창


 

오래도록 비를 기다렸는데
때 아니게 쏟아지는 비는
호흡을 멈추게 한다

 
구름을 바라며 비를 그리던 꽃들이
폭우로 변하여 내리는 비들의 무게에
고개를 숙이며 하늘을 거부 한다


두손 들어 가슴까지 젖도록 비를 그리워 했는데
분별 모르는 장마비의 심술에
잠자던 꿈마져 깨어져 현실을 보아야 한다


그토록 이쁜 몸매를 들어내어 자랑 했건만
흠뻑젖은 이 몰골에는 매력도 없이
잠시라도 해를 그리는 간절함으로
마른 몸이기를 바란다


좋은 의미의 빗소리가
잠까지 뺏어가 뜬 눈으로 
꽃의 이름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