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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가 그린 '세계 질서'… 한국의 생존 전략은?

바람아님 2016. 7. 23. 18:25

(출처-조선일보 2016.07.23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서울대 명예교수)

미국·유럽·중동·아시아 4개 권역 세계 질서 전개 과정 그려
한국 관련은 6·25 내용 두 쪽 뿐… 초강대국 세계관 분석·응용해야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헨리 키신저 지음
이현주 옮김|민음사|460쪽|2만5000원

이 책은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세계 질서에 이르게 된 과정을 개괄적으로 리뷰한 책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저자인 키신저(93) 박사는 미국 외교의 실천가이자 역사 흐름을 이론적 관점에서 
개념화하고 조망하는 대가(大家)이다.

그는 '외교'(Diplomacy)라는 대작을 통해 유럽에서 태동한 근대국가 체제 속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개되어온 국가 간의 외교 행태를 역사적 흐름 속에서 조망했다. 
그 책이 국가 간의 '국제' 질서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면 이 책은 '국제'가 아니라 '세계' 질서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개별 국가 간의 외교가 아니라 권역별로 유럽·중동·아시아·미국이라는 네 지역에서 
전개되는 지역 질서 전개 과정의 독특한 모습을 그려낸 대작이다.

그에 의하면 유럽은 베스트팔렌조약(1648) 근대국가 체제의 발상지이지만 바로 
그 근대국가를 뛰어넘는 지역 통합이 심화된 반면 
이슬람 종교를 우선하는 중동에서는 그러한 근대국가 개념이 강하게 거부받고 있고, 
역설적으로 아시아에서는 그 개념에 충실하게 집착하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이상주의'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초강국으로 묘사되고 있다.

우리의 관심은 아시아다. 
키신저 박사는 미국이 러일전쟁부터 아시아에서 어느 특정 국가가 패권을 잡는 것을 반대해왔고, 중국 입장에서는 잠재적 
적대 세력은 자국 국경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밀어내는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이 와중에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중이 경쟁을 하더라도 냉전 때처럼 군사 경쟁에 집중하지 말고 정치 외교 경쟁에 머무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세력 균형' 속에 '파트너십 외교'를 결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이 책은 세계 질서, 국제 질서, 지역 질서를 다루어나가야 할 미국이라는 초강국의 입장에서 
쓴 책이다. 세계 질서의 판을 짜나가는 아니면 최소한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는 미국 같은 나라와 그들이 주도해서 
만들어나가는 판 속에서 생존해나가야 할 한국 같은 나라는 입장이 다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판을 짜는 대국(大國)인 미국인들의 눈을 통해 보이는 세계 질서에 대한 큰 그림을 감상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자극을 준다. 사고의 범위가 넓어지고 시야가 확대되고, 깊어진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우리 입장에서 이러한 키신저 박사의 그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가 그린 그림을 우리 방식으로 해석해내야 우리 나름의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책은 거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제에 대해서는 한두 쪽밖에 다루지 않는다. 
그들의 시야에서는 한국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이다. 한국 문제에 대한 좀 더 본격적인 분석은 오히려 그가 오래전에 쓴 
'미국은 대외 정책이 필요한가?'(Does America Need a Foreign Policy?)가 더 도움이 된다.

당연하겠지만 한국보다는 미국 관점에서 본 6·25전쟁에 그는 더 관심이 깊다.
특히 6·25전쟁 때 평양-원산선을 맥아더가 넘지 않았더라면 중국이 참전하지 않았을 것이고
중국에 적당한 완충지대를 제공해 더 바람직한 전략적 선택이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미국이란 초강대국의 시야에서 바라본 세계 질서는 약소국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과 다르다. 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계 질서는 우리의 외교 전략에 필수 참고 사항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란 초강대국의 시야에서 바라본 세계 질서는 약소국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과 다르다. 
이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계 질서는 우리의 외교 전략에 필수 참고 사항일 수밖에 없다. /shutterstock
또한 각 권역 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오늘날 국제 정치의 혼란들을 야기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더 보강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서울대 명예교수예를 들어 유럽 통합의 근간을 뒤흔든 브렉시트 결정은 유럽 난민문제가 직접적인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그 유럽 난민문제는 중동권에서의 시리아, 이라크 전쟁의 여파이고 이는 또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후속 처리 과정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이렇게 서로 얽혀 돌아가는 복잡한 상황의 
연결고리에 대한 설명과 개념화 작업이 별도의 장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시도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번역의 문제다. 
키신저 박사는 미묘한 뉘앙스를 담아내는 번역하기 쉽지 않은 그만의 독특한 영어를 구사한다. 
그러하기에 저자는 '외교'(Diplomacy) 같은 책을 번역하겠다는 사람들을 말려 왔다. 
이 책의 번역도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러한 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에게 세계 질서에 대한 입체적인 그림과 함께 
많은 고민거리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책마을] 키신저가 부시에게 주는 외교 교과서


(출처-조선일보 2001.07.20 이상돈·중앙대 법학과 교수)

 

 ■헨리 키신저, 미국은 외교정책이 필요한가 ?

   (Does America Need a Foreign Policy?)

   헨리 키신저 지음 


 닉슨과 포드 행정부에서 대통령 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가 8순을 바라 보는 나이에 펴낸 

이 책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위해 쓴 것이라고 평했다. 대외문제에 경험이 없는 대통령에 

대한 교과서 같다는 점에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연상시킨다는 빈정거림도 나오고 있다. 

여하튼 키신저는 새로 들어서는 공화당 정부에게 그가 생각하는 21세기 미국 외교의 큰 틀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펴낸 것이다. 


키신저는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라도 외교정책은 필요하며, 대외정책을 국내정치의 연장선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지난 90년대 클린턴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유럽, 미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모든 지역의 현안 문제를 풍부한 역사적 지정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분석하고 있다. 소련의 붕괴와 유럽통합으로 인해 유럽과 미국과의 관계는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것이 21세기 미국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키신저의 처방이 눈길을 끈다. 키신저에 의하면 북한의 궁극적 목적은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통해 한국을 격하시키고 한미관계를 와해시키는데 있다. 따라서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위해 성급하게 뛰어들면 

결국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김정일을 고무시킬 뿐이라고 경고한다. 

미국은 남북대화를 지지해야 하지만 북한에 대해 북·미관계의 개선은 한국을 거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북한에 대해 전략물자와 기술을 제공하지 말 것이며, 미사일 방어체제 같은 미국의 군사적 노력을 

비판해서도 안된다. 대량살상무기로 공갈협박을 자행하는 북한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한반도 주변 4강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김정일이 자국의 현안문제를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 북한은 붕괴할 것인데, 

이런 사태는 한국에게 큰 짐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키신저는 외교정책을 단지 평화와 정의의 문제로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분쟁지역의 역사에 관한 

충분한 이해도 없이 명분만 내세워 개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보스니아와 코소보 사태를 들어 설명한다. 

인권보호를 위한 무력개입은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한 후에 이루어져야 하며, 국제형사재판소에 의한 보편적 

관할권 행사도 문제가 많다고 비판한다. 그는 미사일 방어체제가 필요하며, 이로 인해 핵확산이 조장될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역설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비로운 헤게모니’를 주창하는 강경론자를 비판하면서, 

미국은 자신의 힘을 도덕적 컨센서스로 전환시켜 세계가 받아들이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결론내린다.


 ( 이상돈·중앙대 법학과 교수 sdlkies@netsgo.com )




전략적 비전 (미국과 글로벌 파워의 위기)

저자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황성돈/ 아산정책연구원/ 2016.07.08

원제 Strategic Vision / 페이지 244


책소개

오늘날 세계는 모든 국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의존한다. 

또한 인류의 생존 문제가 국가들 간의 전통적인 갈등보다 더 중요해졌고, 

이는 과거에 유례가 없던 일이다.

저자 브레진스키는 [전략적 비전]을 통해 위의 질문들에 답하면서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2025년 이후를 

내다보는 데 필요한 전략적 비전을 모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