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여름날을 달구는 엄마 생각

바람아님 2016. 8. 14. 23:27

  




여름날을 달구는 엄마 생각 / 주응규



논두렁 밭두렁에 뿌려두신 땀방울이
도랑을 흘러넘쳐나
멱을 감다시피 한 여름날 
안마루에 팔베개하고 누우면
삼베적삼에 흥건히 배인
울 엄마 곰살궂은 땀 내음이 
가슴을 저미도록 풍겨오는
한갓진 나절


햇볕에 가무잡잡하게 그을려 해쓱한
먼빛 그림자를 앞세우고
사랫길 너머 꿇어 오르는 햇발 속을
꼬부장히 굽은 허리로
삶의 버거운 짐을 이고 지고
뿌연 흙먼지 바람 날리시며  
한여름 가파른 등성이를
넘어오실 것 같은 울 엄마 


여름날을 섧게 달구는
매미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 따라
땀과 눈물에 얼룩진
울 엄마 삶의 가쁜 숨결이 목메 와      
고샅길 야틈한 울타리
사립짝을 활짝 밀어젖혀   
가슴으로 울 엄마 고이 드리옵고
흘리는 때 늦은 눈물은
한여름날 한바탕 쏟아지는 소낙비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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