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공에 미국 공군의 전투기 F-16이 떴다."
전쟁 상황이 아니라면 벌어지기 힘든 이런 장면이 25일 북한의 강원도 원산 갈마공항에서 열린 '원산 국제친선항공축전'에서 펼쳐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행사 둘째 날 등장한 F-16은 실제 전투기가 아니라 리모컨으로 작동시키는 축소 모형이었다.
주최 측은 실물 6분의 1 크기로 제작한 F-16과 중국 전투기 J-10을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행사를 취재한 AP통신은 북한이 주한미군에 대해 분노를 표출해온 점을 감안하면 에어쇼에 F-16 모형을 등장시킨 것은 "기이한 선택"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 전투기들의 등장에 현장에 모인 수천 명의 북한 주민과 수백 명의 외국인 관광객, 기자들은 즐거워했다고 AP는 덧붙였다.
첫날인 24일 에어쇼 초반에 미국 휴스 MD-500 군용 헬기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북한이 유엔 제재를 어기고 헬기를 들여온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주최 측은 이날 등장한 모형의 출처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행사에는 미그-29와 수호이(SU)-25 등 러시아제 전투기도 등장했으며, 낙하산 곡예도 선보였다.
외국인 전문 스카이다이버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1천1천400회 이상의 스카이다이빙 경력이 있는 미국인 더글러스 잭스(68)는 AFP에 미국 국무부의 여행 자제 권고 때문에 잠시 망설여지긴 했으나 "가장 이국적인 장소"에서 스카이다이빙 할 수 있다는 유혹을 견디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려항공 항공기 앞에 놓인 F-16 모형[AP=연합뉴스]
고려항공 항공기 앞에 놓인 F-16 모형 [AP=연합뉴스]
원산 에어쇼의 낙하산 곡예[AFP=연합뉴스]
원산 에어쇼의 낙하산 곡예 [AP=연합뉴스]
에어쇼 즐기는 북한 주민들[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