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낮추고 사거리 늘려, ICBM 시험 가능성"
그동안 발사 패턴 봤을 때 곧 8차 발사 강행할 듯
북한의 7차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000㎞) 시험 발사는 기존 발사지역 보다 200㎞ 정도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간 곳에서 이뤄졌다. 비록 발사 직후 공중 폭파 됐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근접한 시도를 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7차 발사는 앞선 1~6차 발사 장소인 강원도 원산 일대가 아닌 평안북도 구성시의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이뤄졌다. 구성시는 원산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200㎞ 내륙으로 들어간 곳이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북한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미사일을 발사해오던 관례를 깨고 지난 15일에는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에서 발사했다. hokma@newsis.com](http://t1.daumcdn.net/news/201610/19/newsis/20161019162935398gxcu.jpg)
무수단 발사 기지는 공중 폭발 등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대부분 강원도 원산 일대의 동해안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번 발사는 내륙에서 이뤄진 점에서 기존 발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한미 군 당국의 정찰자산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통해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견해다. 사전 탐지가 생명인 우리 군의 킬체인(Kill Chain·방어개념의 선제타격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의 발사를 통해 허를 찔렀다는 점보다는 내륙 깊숙한 곳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 더욱 주목한다.
중거리 탄도탄미사일인 무수단의 사거리를 늘려 ICBM 발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륙 발사를 시도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무수단의 시험발사는 ICBM인 KN-08(사거리 5,000㎞~8,000㎞ 추정)과 KN-14(사거리 1만㎞ 추정)의 발사 전의 대리시험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비행거리의 4분의 1까지 올라간다. 3,000㎞의 사거리를 자랑하는 무수단의 경우 750㎞의 고도까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다. 무수단의 경우 최대 사거리인 3,000㎞를 날린다면 괌까지 타격이 가능하지만 미국과의 전쟁을 감수하지 않는 한 시도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은 지난 6차 발사 때 각도를 최대로 높이는 고각발사 방식을 통해 사거리를 조정했다. 최대 고도를 1413.6㎞까지 끌어올린 끝에 400㎞를 비행시켰다.
7차 발사 때는 발사 지점을 후방으로 200㎞ 옮겼는데 이는 그만큼 사거리를 늘리면서도 안전한 곳으로 떨구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기술이 발전해 높은 추력의 엔진만 장착하면 빠른 시일 내에 ICBM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1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사거리 1만㎞가 넘는 ICBM의 경우 최대 고도 1,200㎞ 정도의 궤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북한이 기존과 달리 200㎞ 정도 후방지역에서 발사를 시도했다는 것은 사거리를 늘리면서 ICBM의 궤도인 1,200㎞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최대 고도를 그만큼 낮춰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륙 쪽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북한 지형의 특성상 400㎞ 이상 보낼 발사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어떤 형태의 미사일 시험에서든 고각발사는 필수적이다.
다만 수직에 가까운 극단적인 고각(高角) 발사의 부담을 줄인다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 구현도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높이 올라갔다 떨어진 만큼 대기권 재진입 시 탄두가 고열·고압을 견뎌야 한다.
장 교수는 "고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자유낙하 속도가 느려지고 탄두를 보호하는 기술은 고도가 높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은 그동안 폭발 상황을 가정해 동해안 일대인 원산 부근을 발사지로 삼았는데 내륙에서 발사를 시도함으로써 그만큼 발사에 대한 성공을 자신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발사 패턴을 봤을 때 북한이 곧 무수단 미사일의 추가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북한은 지난 4월15일 무수단의 1차 발사에 실패한 이후 13일만인 4월28일 2~3차 발사를 시도했다. 모두 정상궤도에 올리지 못한 채 수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북한은 이후 약 한 달만인 5월31일 4차 발사에 실패한 뒤 21일만인 6월22일에 5~6차 연속 발사를 시도했다. 5차 발사 때는 150㎞ 비행 후 폭발했고, 연이은 6차 발사 때 처음으로 성공했다. 고도 1,413.6㎞까지 솟아올랐다가 400㎞를 날아간 것으로 관측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첫 무수단 발사에 실패한 직후 군에서 판단하기로는 문제점을 개선해 다시 발사를 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우리 판단과 다르게 상당히 빠른 템포로 추가 발사를 했다"며 "이번에도 조만간 추가 발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미사일 발사 실패 후 계속된 시험발사가 이어지지 않으면 국제사회는 위협으로 느끼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은 (외부에서) 위협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추가 발사를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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