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이기 때문일까. 일본을 폐쇄적이라고 한다. 그런 속성은 종교에서 잘 드러난다. 기독교인 비중 1%. 많은 일본인은 신도(神道)를 신앙으로 삼는다. 기독교인 1350만명인 우리나라와는 판이하다. 신도에는 우리의 고대 종교 원형이 남아 있다고도 한다. 의식을 지배하는 상부 문화인 종교. 종교를 보면 폐쇄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은 폐쇄적이기만 했던 걸까. 도래인(渡來人). 주로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다. 삼국유사, “두 왕자는 한산에 이르러 부아악(負兒岳)에 올라 살 만한 곳을 찾았다. … 비류는 말을 듣지 않고 미추홀로 가 살았다. 온조는 위례성에 도읍해 열 명의 신하를 이끌고 국호를 십제(十濟)라고 했다.” 백제 건국에 대한 기록이다. 미추홀은 인천이다. 다른 설도 있다. 남쪽으로 간 비류와 후손은 일본에도 세력을 뻗었다고 한다. 비류 백제설이다. 왜로 간 왕인 박사. 3세기 말 기타큐슈에 세워진 야마토(大和) 정권. 이때 천황의 성 진(眞)씨는 백제 근초고왕 직계 배우자 성씨를 이은 것이라고 한다. 백제 위례성이 고구려군에 짓밟힌 뒤 많은 백제인은 또 일본으로 갔다. 모두 도래인이라고 부를 만하다.
큰 변화는 천년을 넘어 또 일어난다. 1867년 막부를 무너뜨린 메이지 일왕은 부국강병 개혁을 단행했다. 메이지 유신이다. 이 개혁은 근원을 따지면 일본 연안에 출몰한 서양 흑선에 가 닿는다. 일본을 바꾼 것은 외부 변화다. 섬나라이기에 외부 변화에 더 민감한 것은 아닐까.
작은 변화 하나가 또 인다. 일본 아베정부가 1년만 체류해도 영주권을 주는 일본판 그린카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고급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잃어버린 20년’. 아베노믹스에도 되살아나지 않는 일본 경제. 그린카드에는 변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까. 일본으로 가는 인재를 ‘신도래인’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은 변하고 있다.
섬나라 한계를 극복할 때마다 도약을 한 일본 역사. 그럴 때면 한반도는 위험해지지 않았던가. 최순실 게이트에 사공을 잃은 우리나라. 일본 그린카드에 또 마음을 졸이게 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일까.
강호원 논설위원
'時事論壇 > 日本消息'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합군 보고서 "일본군 위안부 직접관리"..맥아더에 보고 (0) | 2016.12.30 |
---|---|
일본인 외출 역대 최저로 감소한 까닭..고령화·인터넷 영향 (0) | 2016.12.29 |
[인사이트] 아베 피로증…그리운 ‘초졸 총리’ 다나카 (0) | 2016.12.27 |
日 2022년부터 고교 근현대사 교육 필수.."군국주의 미화 우려" (0) | 2016.12.22 |
아베 "정규직과 비정규직, 동일 노동·동일 임금" 지침 공개 (0) | 2016.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