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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다음 단계는 '北核 군사적 억지 세부방안' 작성

바람아님 2017. 1. 24. 00:58
문화일보 2017.01.23 11:55
軍부대 시찰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중흡7련대’ 칭호를 수여한 조선인민군 제1314군부대를 시찰해 부대 관계자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정치사상적 우세로 무장한 적들을 타승하여야(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최첨단 MD’ 개발 시사 이어
군사적 압박 카드 쓸 가능성
北核을‘美에 위협’으로 인식
韓서 ‘美 - 中 줄다리기’ 심화
美, MD협력 요구수준 늘리려
中 ‘한반도 자국 영향력’ 과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등에 대해서 핵·미사일의 ‘방패’격인 최첨단 미사일방어체계(MD) 개발을 시사한 데 이어서 다음 차례로 군사적 억지를 위한 세부 방안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힘을 통한 평화’, ‘최고 수준의 군사적 대응태세’를 언급한 만큼 북한의 전략 도발 수위에 따라 군사적 압박 카드를 휘두를 수도 있어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백악관이 6대 국정기조 중 하나로 “이란, 북한과 같은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MD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위협에 대해서 일단 미사일 방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MD 역량 강화 등 방어적 대응에 나서면서 순차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지의 세부방안을 수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외교의 영역이 아닌 국방 영역의 정책 기조로 설명하고, 미국의 군사적 지배력을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며 국방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해 군사적인 옵션을 사실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취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첫날 북핵문제를 국방의 카테고리에 포함시켰다”며 “북한에 대해 보다 다양한 군사 옵션이 열려있고 북한 도발 시 강압적 군사 정책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일단은 방어적 조치를 언급했지만 단계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줄다리기(tug-of-war·주도권 다툼)’ 양상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단독으로 첨단 MD를 개발·구축하기보다 한국과 일본에 MD 협력 요구의 수준을 확대해 통합 운용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미국 주도의 MD가 북한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포위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관련 논평을 내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중국보다 더 영향력 있고 대응자원이 많은 파트너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 같은 반응은 미국과 한국에 대해서 중국의 협력 없이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가 올해 여름 주한미군 배치 완료를 목표로 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가 북한 핵 문제와 연계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지금보다 격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인 렉스 틸러슨 등 트럼프 정부 각료들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문제를 잇달아 언급하는 것도 한반도 문제를 매개로 한 미·중 패권싸움의 서막을 알리는 성격이 짙다.


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