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는 한국의 자연채광 전문 업체 선포털과 함께 원격 채광 기술을 개발했다. 햇빛을 모아 파이프로 보내 지하에도 자연광을 비춘다. 흐린 날에는 백업 발광 다이오드(LED) 라이트 시스템을 쓴다.
2015년 킥스타터에서 22만4000달러를 더 모아 지하 터미널에서 몇 블록 떨어진 에섹스 스트리트에 시범용 랩을 지었다. 랩 중심에는 딸기·토마토·양파·고사리·버섯 등 3000여 종의 식물·농작물 정원을 조성했다.
뉴욕시의회는 지난해 8월 로우라인 건설을 승인했다. 시범용 랩에만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방문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의 엘리 맥데이드 분석가는 “뉴욕의 혁신적 발상은 과밀화로 고민하는 각국 도시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공원보다 난이도가 높은 해저 도시를 만들겠다는 곳도 있다. 일본 1위의 건설사인 시미즈건설은 지난해 10월 ‘오션 스파이럴(Ocean Spiral)’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30~2050년 75층 높이의 해저 건축물을 지어 입주민을 받을 계획이다. 도쿄대·사가대·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사키 타케우치 책임연구원은 “해저 도시가 단순히 꿈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라며 “꿈으로부터 미래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구조물 재료는 콘크리트 대신 굳는 시간이 빠른 합성수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아크릴판, 섬유강화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일부 건물은 거대한 3D 프린터로 찍어낸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기술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260억 달러에 이르는 건축비를 조달하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제임스 맥윌리암스 해양·대기과학부 교수는 “인류사회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심해 이용은 필수”라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상상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평양을 둥둥 떠다니는 도시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공해상에 어느 정부의 간섭도 받지 않는 ‘떠다니는 섬(Floating island)’ 도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에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은 2008년 175만 달러를 투자했다.
장소를 물색하느라 한동안 주춤했던 프로젝트는 최근 닻을 올렸다. 지난 1월 13일 시스테딩연구소(Seasteading Institute)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와 인공섬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스테딩연구소의 랜돌프 헨켄 집행이사는 “거주시설, 병원, 발전소를 모두 갖춘 친환경 도시” 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태평양 타히티 부근에 건설을 시작해 이듬해 250~300명이 살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기후변화로 침수 지역이 늘어날수록 공상으로 치부하던 떠다니는 섬의 출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