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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34] 태양광 돛단배(solar sail)

바람아님 2013. 9. 5. 12:38

(출처-조선일보 2009.11.24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행동생태학)


머지않아 태양광 돛단배(solar sail)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게 될지도 모른단다. '코스모스'라는 제목의 책과 TV 프로그램으로 너무도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1980년에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 단체인 '행성학회(Planetary Society)'가 태양광의 힘으로 항해하는 우주선을 내년 말에 발사할 계획이란다. 빛의 기본 단위인 광자(photon)가 에너지는 물론 운동량도 지니기 때문에 지극히 가벼운 우주선에 거대한 돛을 달면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광자들이 이 돛을 밀어줘 엄청난 속도로 우주를 항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5월 6~8일 SBS가 주최한 세계디지털포럼에 70여명의 세계적인 지식 리더들이 한데 모여 생물학과 생태학에서 출발하여 디지털 세계를 거쳐 끝내 저 광활한 우주로 거대한 나래를 펴는 대서사시를 연출했다. 그 포럼에서 세이건 박사의 마지막 부인이자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라는 책으로 우리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앤 드루얀은 이 꿈 같은 계획에 대해 우리에게 귀띔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태양광 돛단배는 기껏해야 몇 분간의 폭발을 위해 무거운 연료를 싣고 다닐 필요가 없다. 돛의 크기만 충분하면 태양의 빛을 받으며 최고 시속 16만㎞로 우주를 날 수 있단다. 이는 태양계를 5년 안에 횡단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속력이다.

그런가 하면 함께 그 포럼의 연사로 참여한 갤럭틱 스위트 우주호텔 프로젝트의 대표 제이비어 클라라문트는 조만간 펼쳐질 우주관광시대를 대비하여 우주에 호텔을 비롯한 최첨단 휴양도시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지않아 우주관광객들은 끝없이 펼쳐진 우주 공간에서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생명의 경외심은 물론, 우리 인간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가를 가슴 뿌듯이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금년 초 드루얀, 클라라문트 등의 리더들이 포럼에서 꺼내놓은 꿈의 설계들을 모아 '상상 오디세이'라는 책으로 엮어낸 바 있다.

금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이다. 1609년 11월 갈릴레이가 처음으로 망원경을 만들어 천체를 관찰하기 시작한 지 400년이 흐른 지금 인류는 아예 그곳에 가서 살 궁리를 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지금 우주의 강변에 호텔을 구상하며 돈을 투자하고 있다. 


(참고 - 태양광 돛단배,solar sail 관련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