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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360˚] 비트코인,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비트코인 백만장자, 비트코인 투자 말리는 이유

바람아님 2017. 12. 17. 09:48

[인물 360˚] 비트코인,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신혜정 한국일보 2017.12.16. 09:02
지난 13일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앞을 지나는 시민이 가상화폐의 시세를 알려주는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정부는 가상통화의 미성년자 계좌개설 및 거래 금지 등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혁신과 거품, 돈과 디지털 부호. 2017년 12월 현재 비트코인은 이 두 간극을 넘나들고 있다. 올해 초부터 갑자기 거래 가격이 뛰기 시작하면서 전세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 무서울 것 없이 치솟은 가격에 거품을 경고하는 우려가 나오지만 비트코인은 지난 10일부터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E)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며 제도권에 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것을 돈이라고 볼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단순한 디지털 부호로 제작된 가상 이미지에 불과한지 아무도 정의내리지 못하고 있다.


안개에 둘러싸인 것은 비트코인의 미래뿐만이 아니다.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공개된 후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든 장본인, ‘나카모토 사토시’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완전한 전자화폐 시스템을 소개” 나카모토 사토시의 등장

2008년 10월, ‘비트코인: 개인간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멧츠다우드라는 온라인 암호학 커뮤니티에 공개됐다.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사람이 쓴 이 논문은 자신이 만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중앙 통제가 없는 완전히 투명한 금융거래를 실현시킬 수 있다는 도발적 주장을 했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2009년 3월. 그는 이 기술을 통해 최초의 비트코인인 제네시스블록을 채굴했다.


블록체인이란 데이터를 한 군데 서버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처럼 데이터가 보관된 서버 한 곳만 해킹해서는 필요한 것들을 훔칠 수 없고 인터넷에 접속한 수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두 훔쳐야 한다. 그만큼 과거보다 보안이 진일보한 셈이다.


인터넷이 생긴 후 달러나 원화를 대체할 전자화폐를 만들려는 노력은 늘 있었다. 전세계 어디든 손쉽게 송금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이 추적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화폐 말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암호기술을 이용해 정치ㆍ사회적 혁신을 도모하는 일부 해커와 개발자들의 집단인 사이버펑크가 이 같은 화폐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위조차단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번번히 실패했다.


비트코인은 이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전자화폐였다. 각각의 코인에 부여된 분산형 거래장부인 블록체인이 위조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거래정보를 모든 참가자의 네트워크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앙정부가 발행하고 통제하는 기존 화폐와 달리 누구나 1 대 1로 거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당시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각국의 중앙정부와 은행의 통화정책 신뢰도가 낮아졌기에 이 새로운 화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연스레 이 새로운 기술을 실현한 나가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에 관심이 쏠렸다.

P2P 재단 사이트 속 나가모토 사토시 계정의 프로필. P2P재단 사이트 캡쳐.

나카모토가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는 정보는 단 한가지, 2009년 개인간거래(P2PㆍPeer to peer) 기술 관련 커뮤니티인 P2P재단 사이트에 비트코인을 소개할 때 쓴 그의 계정뿐이다. 프로필을 보면 그가 일본 출신 42세 남성으로 돼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름의 진위여부는 물론 국적도 의심하고 있다. 본토박이 수준의 완벽한 영어 문장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스테판 토마스라는 스위스의 개발자는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포럼에 쓴 500여건의 글을 시간대별로 분석한 뒤 그가 북미나 중앙아메리카에 있다고 추정했다.


2013년 인터넷의 핵심 기반이 된 비선형적 문서 즉 하이퍼텍스트 개념을 창안한 철학자 테드 넬슨 옥스포드대 교수는 일본의 천재수학자 모치즈키 신이치 교토대 교수를 나카모토로 지목했다. 그가 수학과 컴퓨터과학은 물론 암호학에도 능통하고 2012년 말 자신의 홈페이지에 비트코인의 기본원리와 비슷한 세계적 수학난제 ‘ABC추측’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치즈키 교수는 나카모토가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치솟는 가치, 커지는 궁금증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화폐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새로운 ‘암호화폐(http://bit.ly/2BZGcnS)’로 소개한 뒤부터다.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일부의 전유물이었던 비트코인은 이후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

나카모토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함께 상승했다. 언론이 가장 빠르게 움직였다. 2014년 미국 뉴스위크지는 ‘비트코인 뒤의 얼굴(http://bit.ly/1oKheMP)’ 이라는 기사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비트코인 개발자 도리언 프렌티스 사토시 나카모토를 단독 인터뷰했다고 밝힌다. 일본계 미국인인 그는 여러모로 조건에 부합했다. 그의 출생명은 사토시 나카모토였고 명문 공대인 칼텍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또 금융정보 회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비트코인을 개발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더 이상 거기에 관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넘겼다”는 답변을 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실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추가개발을 다른 개발자들 손에 넘긴 점과 일치했다.


2014년 비트코인의 개발자로 추정됐던 일본계 미국인 엔지니어 도리언 사토시 나카모토. AP=연합뉴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이후 도리언 나카모토는 언론에 공식 서한을 보내 기자의 질문을 오해해 답변했다고 밝혔다. 과거 사업에 대해 물어본 줄 알았다는 것이다. “사업이 망해 비트코인 개발에 쓸 인터넷 사용료조차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더해 P2P 재단에 등록된 나카모토의 계정에 5년만에 직접 글을 올려 “도리언 나카모토가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논란이 마무리됐다.


이밖에 비트코인 개발 초기에 협력한 미국 개발자 할 피니, 2010년 이후 비트코인 개발을 공식적으로 책임진 개빈 안데르센, 컴퓨터 과학자 닉 스자보 등을 나카모토로 추정하는 주장과 기사가 쏟아졌다. 구글, 심지어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개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당사자가 부인하거나 증거가 없는 게 태반이다.

스스로 비트코인 개발자인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호주의 암호학자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 연합뉴스

2015년 12월, 미국 IT잡지 와이어드와 기즈모도가 호주의 암호학자 겸 사업가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와 친구인 미국 법의학자 고(故) 데이비드 클라이먼을 나카모토 사토시로 지목했다. 비트코인 개발자를 추적하던 한 해커가 라이트의 이메일을 해킹했는데 거기에 두 사람의 개발 증거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의혹제기에 답을 하지 않았던 라이트는 약 반년 후인 지난해 5월 블로그를 통해 스스로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 지 7년 만이다. 라이트는 또한 영국 BBC등 일부 매체 앞에서 제네시스블록에 전자서명을 해 기술적으로 증명하겠다고도 했다. 이 서명은 오직 나카모토 본인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며칠 뒤 라이트는 다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술적 증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 증명을 해낼 수 있지만 그동안 지켜온 익명성이 증명을 통해 깨어지면 그 뒤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는 이 결정이 다른 동료 개발자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며 “이 결정이 비트코인의 신뢰도에 먹칠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이트가 진짜 나카모토 사토시인지 여전히 논란거리다. 그는 이후에도 몇몇 다큐멘터리와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 개발자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재단 수석 개발자 개빈 안데르센 역시 “라이트가 나카모토”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명확한 기술적 증명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그가 진짜 나카모토인 지 알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오픈소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미래

일부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누가 나가모토 사토시냐’라고 묻는 것이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엔지니어 존 에반스는 “비트코인의 핵심은 중앙통제가 없어도 작동하는 시스템”이라며 “굳이 최초 개발자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에 더해 완전한 공개 소스 화폐를 추구한다. 비트코인 개발에 필요한 코드를 완전히 공개해 누구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 공식 홈페이지(https://bitcoin.org/ko/development)를 보면 개발에 참여한 190여명의 이름이 적혀있다. 나카모토의 말이 진실이라면 그가 개발에 손을 뗀 이후 7년간 참여한 개발자들이 사실상 오늘날의 비트코인을 만든 셈이다. 이에 더해 현재 비트코인 투자에 몰려든 사람들, 화폐로서 비트코인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들, 비트코인을 상품 판매와 구매에 쓰기 시작한 전 세계의 사람들의 행동이 시시각각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있다. 나카모토 사토시가 누구든, 비트코인의 미래는 우리 모두가 만들고 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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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백만장자, 비트코인 투자 말리는 이유

권성희 금융부장 머니투데이 2017.12.16. 07:31
      
[줄리아 투자노트]

‘밀레니얼 머니’(Millennial Money)란 자산관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랜트 사바티어는 2013년에 1비트코인당 72달러를 주고 비트코인 5000달러(약 550만원)를 샀다. 그는 2011년에 가상통화에 대해 처음 알게 되면서 공부를 시작해 새로운 금융 개념을 경험해본다는 생각으로 순자산의 1% 미만으로 비트코인에 투지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5000달러는 몽땅 잃어도 그의 인생에 거의 영향이 없는 돈이었다.


사바티어의 비트코인 자산은 현재 115만달러(약 12억5000만원)로 폭증했다. 그는 CNBC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100만달러의 자산을 모으려면 1주일에 80시간씩 5년을 일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으로 올 한 해에만 100만달러를 벌었다고 밝혔다.

임종철 디자이너


최근 그의 블로그엔 노후자금으로 저축해놓은 1억원이 넘는 돈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는 장년부터 사회에 나와 처음으로 모은 500만원 남짓의 목돈 전부를 비트코인에 넣고 싶다는 20대 초반 청년까지 비트코인 투자를 묻는 이메일이 쏟아진다. 하지만 경험 삼아 한 투자로 얼떨결에 비트코인 백만장자가 된 사바티어는 비트코인 투자를 하지 말라고 말린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가치 측정이 불가능하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에도 20~30%씩 급등락한다며 이처럼 단기 변동성이 큰 자산은 투자가 아니라 단기적인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비트코인의 진짜 가치는 블록체인 기술에 있는데 이는 다른 가상통화로 쉽게 복제 가능하다. 게다가 새로 나오는 가상통화에는 더 나은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는 지금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들은 기술이 아니라 거품을 사는 것이라고 봤다.


셋째, 비트코인은 거래장부가 거래참여자들의 모든 컴퓨터에 저장돼 해킹 위험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가상통화 거래소는 종종 해킹당하고 고객의 개인정보도 유출되곤 한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가상통화 투자는 1997~98년 전세계를 휩쓸었던 IT(정보기술) 버블과 비슷하게 보인다. 당시 등장한 인터넷은 대단한 기술이 아니었지만 상거래 행태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꿔놓는 대변혁을 촉발했다. 상거래 혁신을 배경으로 수많은 인터넷업체들이 등장해 주가가 폭등했지만 대부분은 버블이 꺼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아마존이 최대 승자로 남았다.


가상통화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거래 내역을 중앙 서버가 아니라 참여자 전체 컴퓨터에 저장해 서버 관리자나 거래 중개자가 필요 없는 데다 보안도 뛰어나다. 세계 시가총액 2위의 가상통화인 이더리움은 금융거래 내역뿐만 아니라 계약 내용까지 기록해 네트워크에 분산 저장이 가능한 기술로 부동산 매매, 상거래, 수출입 등 전반적인 계약 체결과 자금 결제 방식까지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블록체인 기술이 은행과 신용카드를 대체하고 전자상거래까지 점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세계에 1300개가 넘는 가상통화가 존재하는 것도 제각기 조금씩 다른 블록체인 기술과 전망을 내세우기에 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첫 출발 자체가 디지털 화폐를 지향했지만 이후 나온 가상통화들은 디지털 화폐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거래 관행을 혁신할 수 있는 신기술도 함께 내세운다. 따라서 가상통화를 산다는 것은 그 가상통화가 가져올 변화가 창출할 이익을 산다는 의미다. 가상통화는 말하자면 블록체인 세계의 주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업체들이 가상통화를 발행해 돈을 모으는 것을 IPO(기업공개)에 빗대 ICO(가상통화공개)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미 1300개가 넘는데다 지금도 계속 새로 나오고 있는 가상통화 중에 어떤 것이 인터넷 버블을 극복하고 전자상거래 세계를 장악한 아마존이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미래의 아마존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대박’을 꿈꾸며 단기 차익을 얻는 데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샀다 오르면 빨리 팔고 좀 떨어지면 샀다 또 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가 이렇게 쉽다면 세상에 부자 안 될 사람은 없다. 내가 산 다음부터 팔 기회도 없이 가격이 계속 미끄럼을 탈 수도 있는데 이 가능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얼떨결에 비트코인 백만장자가 된 사바티어처럼 새로운 기술, 새로운 금융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윳돈 일부를 가상통화에 투자하는 것은 좋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그 가상통화가 아마존처럼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 가상통화가 이름도 없이 망해간 인터넷업체처럼 사라진다 해도 신조류를 배운 학습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막연히 단기 대박을 꿈꾸고 뛰어들다간 쪽박 찰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권성희 금융부장 shkw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