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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아님 2017. 12. 30. 08:58




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무가지도
더위에 축늘어 옴짝하지 않고
떠돌던 흰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지 아니할 줄 알았습니다.
9월은 멀리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한두송이 피고 지지마는
철을 아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물결의 장관은
아직 연출되지 않기에 9월은
저 멀리서 천천이 올 줄만 알았습니다.

 
산넘고 물건너 가고 또 가봐야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눈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가 여름 파도소리 인줄 알았더니
그것이 가을이 오는 소리였나 봅니다.


가을은 미리 가을색으로
마구 칠해 놓고 그 길따라 천천이
오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게 아니였나 봅니다.

 
푸르름이 아직 한창인데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를 맛보면서
성큼 가을이 다가옵을 알았습니다.

 
가을에는 아프다고들 하기에
그게 거짓인 줄 알았습니다.

 
코끝에 미리 전해지는 가을 내음에
보고픔에 가슴이 미리 아프려고 하니
가을이 짙게 물들어 오면
얼마나 아파해야 할지 나 모릅니다.


 - 좋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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