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8.04.29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65~74세 노인 '활동제한율' 미국의 3배
노년기 활동 제약하는 관절염… 경제적 이유로 치료 소극적
퇴행성 관절염도 조기치료·체중감량·운동으로 진행 억제
5월은 '어버이 날'이 끼어 있는 가정의 달. 그러나 동방예의지국에 사는 우리의 '불효(不孝)'를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지표가 있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따르면 65~74세 노인의 '활동제한율'은 29.8%로 9.9%인 미국보다 무려 3배나 높다.
75세 이상은 한국 54%, 미국 29.2%다.
활동제한율이란 식사하기, 목욕하기, 옷 입기 등의 일상생활이 혼자서는 불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비율.
한국 노인이 미국 노인보다 3배나 건강이 나쁠 이유가 없는데도 활동제한율이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한국 노인이 치료에 소극적이기 때문. 노화에 대한 인식 차이도 있지만 그것보단 경제적 부담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활동제한 원인의 25%가 관절염
척추수술이 전문인 한 정형외과 병원 원장은 "딸과 함께 병원에 온 노인은 70~80%가 수술하지만, 아들과 함께 온 노인의
수술률은 50% 이하다"라며 "딸은 어떻게든 수술비를 마련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아들은 '수술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한다. 결국 부모님들은 당신 몸이 아파도 자녀에게 부담이 될까봐 치료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노인의 활동을 제한시키는 대표적인 병은 관절염이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관절염이 전체 활동제한 원인의 25.2%를 차지했다.
2위 뇌졸중(8.5%), 3위 등과 목의 문제(8.1%) 에 비해 3배 가까이 높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노년기 신체 활동을 제약시키는 관절염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당뇨 같은
질병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관절염은 그만큼 노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Getty images 멀티비츠
관절염은 모든 관절에서 발생한다. 무릎에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척추, 어깨, 손가락 순이다.
여성 40세, 남성 50세 이후 관절염이 급격히 증가한다.
관절염 유병률은 65세 이상 노인의 약 50%, 75세 이상은 약 85%이다.
여성이 15%로 남성(5%)보다 3배나 높으며,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유병률도 높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폐경 후, 남성은 65세 이후에
▲오랫동안 서 있거나 걸을 때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올 때
▲쪼그려 앉을 때 ▲저녁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이 있거나 더 심해지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어쩔 수 없는 병'이라고 생각하고 진통제나 파스만 찾을 뿐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나 지네 등을 고아 먹는 등 각종 민간요법이 어떤 질병에서보다 많이 행해지는 것도 특징이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노인 환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병원에 오는 것을 두려워해 의사보다 주변사람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며 "때문에 병원을 찾을 때쯤이면 관절염이 너무 악화돼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5월, 부모님 관절을 생각합시다 .
의사들은 퇴행성 관절염도 조기에 발견해서 꾸준히 치료하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이 악화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관절염 초기부터 살을 빼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병의 진행을 억제시킬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해지더라도 좋은 약들이 많아 얼마든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 고대안암병원 통합의학과 김정하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90% 이상이 운동 등 물리치료와 보충제, 약물요법 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등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향이 있다"며
"관절염은 진행되고 있어도 주저 앉기 전까지는 병에 대해 인식 할 수 없으므로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절염 치료 어떻게 하나
초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감량과 운동이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유종윤 교수는
"관절염 초기에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며
"또 체중을 5㎏ 줄이면 무릎 관절염 발생 위험이 약 50%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노인학회(AGS)도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위한 1차 의료로 운동처방을 권장하고 있다.
유 교수는 "그러나 운동 후 관절 통증이 2시간 이상 지속된다면 운동 강도나 운동량을 줄여야 하고, 그래도 계속 되면
운동을 그만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 외 보조적인 치료로 침, 온열치료, 태극권 등이 관절염의 예방 및 치료 효과를 인정 받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중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이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1588명의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이 두 기능식품을 함께 복용시키고 24주간 관찰한 결과,
중등도(中等度) 이상의 심한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2006년 밝혔다.
통증이 심해지면 물리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류마티스내과 양형인 교수는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와 염증을 치료하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등을 처방한다"며 "최근에는 관절염 진행을 차단하거나
연골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물 치료법도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관절 자체를 갈아 끼우는 인공관절 수술은 마지막 선택이다.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이대희 교수는 "인공관절수술은 수술 위험성, 합병증, 인공관절 수술이 수명을 다하는 15~20년 후의
재수술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수술 결정 시기를 선택해야 한다"며 "보통 60세 이상의 나이에, 다리가 휘청거리면서 걷는 게
부자연스럽고, 뼈 맞대는 소리가 들리면 수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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