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기고] '트럼프 없는 트럼프 정책' 계속 나올 것

바람아님 2018. 1. 29. 08:11

(조선일보 2018.01.29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최근 1년 세계적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을 한 명 꼽으라면 단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대선 캠페인부터

최근 화제가 된 폭로성 서적 '파이어 앤드 퓨리'에 대한 반발에 이르기까지 그는 집중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그의 정책들은

'백인 민족주의' 정체성 정치의 강화라는 미국 사회의 구조 변화를 반영한다.


미국은 백인이 주도하는 나라라는 관점에서 '진정한 미국인'과 '사이비 미국인'을 구별하려는 배타적 정체성이 본격화하는 데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엄격한 반(反)이민정책, 보수적 개신교의 득세, 블루칼라 백인 노동자의 공화당 지지 등

세 방면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2016년 브루킹스연구소와 PRRI(미국공공종교연구소)의 공동조사를 보면,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만큼 백인에 대한

차별이 문제 된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인 전체의 49%, 백인의 57%,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66%가 동의했다.

이는 비(非)백인 증가에 반발하며 반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인의 밑바닥 정서를 보여준다.


보수 성향의 복음주의 개신교도도 활발하다. 2015년 퓨리서치 조사에서 복음주의 개신교도는 미국 기독교 인구의 25.4%로

가톨릭(20.8%)과 중도·자유주의 개신교도(14.7%)보다 많았다.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를 비기독교 세력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수호자로 여기며 그와 협력 전선을 구축했다. 트럼프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것은

이들의 지지에 화답한 성격이 강하다.


2016년 대선 출구 조사에선 고졸 백인 유권자의 71%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저학력의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대외 경제 주권과 반(反)엘리트 정서를 강조하는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한다.


이들을 지지 기반으로 둔 공화당과 미국 사회의 구조 변화로 인해 상당 기간 '트럼프 없는 트럼프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세련되면서도 강력한 이런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우리는 공화당의 주류인 친기업 세력,

사회적 보수주의자, 블루칼러 노동자 간의 상호 역학 관계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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