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MT시평]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바람아님 2018. 1. 26. 09:14
머니투데이 2018.01.25. 04:32

2017년 청년실업률이 9.9%다. 2000년 이후 최고 수치다. 성장률이 3%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청년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지 않고 있다.


미국은 실업률이 4.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17만3000명, 총 210만명의 고용이 창출됐다. 임금도 2.5% 상승했다. 일본은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2.8%다. 대학졸업생의 90% 이상 취업이 확정됐다. 1인당 가능한 일자리 숫자를 보여주는 유효구인배율은 1.56으로 44년 만에 최고치다. 프랑스도 지난해 10월 실업률이 9.4%로 5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 나라의 사례는 결국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경제원리를 재확인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를 국정의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감세와 규제완화를 밀어붙였다. 3분기 연속 3%대 성장을 이어가고 지난해 1~3분기 투자는 연평균 6.2% 비율로 상승했다. 과감한 규제완화로 기업이 규제비용 부담으로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를 일신했다. 신규 규제는 3개에 그친 반면 67개 기존 규제를 대폭 손질했다. 1600개에 달하는 규제조치를 폐지하거나 유보했다. 백미는 사상 최대규모의 감세였다. 10년간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감세를 단행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었다. 설비투자에 대해 5년간 즉시 상각을 허용했다. 해외유보 이윤을 들여올 경우 저율과세하고 로펌은 자영업자에 대한 사업소득세도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7억달러에 달하는 임금 및 보너스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크라이슬러는 미시간주에 10억달러 규모의 트럭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증시호황도 이어졌다. S&P500지수는 지난해 19% 상승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5%, 28% 상승했다.


아베노믹스는 친기업·친투자 정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일본 재계 인사들과 만나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했다. 국가전략특구 신설, 산업경쟁력강화법 제정 등이 이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게이단렌 회장을 내각의 경제재정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경제회복을 견인했다. 토요타자동차는 미국시장 점유율이 13.9%로 현대·기아차 6.7%의 2배 넘는다. 임금도 연 7800만원 수준으로 현대차의 9400만원보다 훨씬 적다. 반면 차 1대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시간이 짧다. 기술의 상징인 소니의 부활도 눈이 부신다. 카메라 이미지센서 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히타치도 경쟁력 잃은 TV, PC를 포기하고 반도체장비와 산업인프라, 발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 선제적 법인세율 인하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재택근무제, 한정사원제, 계속근무제, 임금피크제 등 유연한 고용정책으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비용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강도 높은 경제개혁에 착수했다. 3300페이지 넘는 노동법규는 과도한 근로자보호로 기업을 옥죄었다. 해고부문만 170페이지다. 50명 이하 영세기업에는 몇 배나 되는 과잉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다. “게으름뱅이, 냉소주의자, 극단주의자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마크롱의 의지가 개혁의 추동력이 됐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없이는 높은 청년실업률과 투자부진을 극복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인식이 바탕이 됐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혁신 노력과 유연한 노동시장이 작동할 때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혁신의 아이콘 아마존의 고용이 54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3년 사이에 종업원이 20만명 늘었다. 다음으로 친(親)기업정책으로 기업의 사기를 북돋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일자리와 투자에 적극 나서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감세, 아베노믹스, 마크롱의 노동개혁 모두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양질의 고용창출자인 기업의 활력 제고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