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2.01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감각의 미래
감각의 미래 :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흐름출판/ 2017/ 459 p
511.1813-ㅍ82ㄱ/ [정독]인사자실/ [강서]2층
네 살짜리 아들 태오가 처음으로 달콤한 치즈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얼굴을 기억한다.
이런 맛이 존재한다니. 정말로 눈이 번쩍 뜨인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 진화를 통해서 단맛 수용체가 제 구실을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평생을 살아도 치즈 케이크의 맛을 우리처럼 느낄 수 없고,
반면에 우리는 고양이가 느끼는 생선 맛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세상을 인지하는 감각이 다르다는 것은 각자가 서로 다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다.
카라 플라토니의 '감각의 미래'는 맛의 세계에서 시작해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를 말한다.
결국 우리의 감각으로 한정되는 세계다. 맛은 냄새와 이어지고, 냄새는 기억과 이어진다.
기억의 한계는 우리 인식의 한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이미 수많은 도구와 기술들을 이용해 원래 가지고 있던 감각과 기억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세상과 마주하는 다섯 통로로써 인간의 오감을 말하는 이유는, 책의 뒷장에서 이러한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미래에는 어떠한 새로운 경험이 가능할까.
요즘 자주 언급하는 4차 산업혁명은 바로 데이터로 이루어진 가상 세계가 신기술을 통해
현실 속 물질의 세계와 만나는 포인트를 이야기한다.
대표적 신기술로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프린터 등이 꼽힌다. 이렇게 나열만 해서
잘 이해되지 않는 기술들을 플라토니는 '감각의 미래'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몸에 자기장 센서를 이식해 오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감각을 얻으려 노력하는 사람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인터넷의 정보를 직접 인간의 뇌와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
완벽히 개인화된 로봇 팔·다리와 센서 등을 착용해 인간을 사이보그화하려는 꿈을 꾸는 사람들.
플라토니는 단순히 새로운 연구와 논문들을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로써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직접 찾아가 취재했기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생동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마치 SF 영화에 나올 것만 같은 인류 감각의 새로운 진화가 정말로 가능할까?
그렇다면 미래에는 고양이가 즐기는 홍어 맛을 직접 뇌로 전달받아 느낄 수 있을까?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경이로운 일들의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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