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4.30 송경모·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시장 예측: 한 전문가의 자서전'은 월스트리트 투자 전략가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 에드워드 야데니는 예일대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33세에 뉴욕 연방은행의
이코노미스트로 출발해서 글로벌 투자은행을 거치며 40여 년을 일했다.
600쪽이 넘는 대작으로, 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다.
폴 볼커를 비롯한 전설적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들, 수많은 투자 전문가를
겪은 경험담만 읽어도 월스트리트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 중국의 부상, IT 혁명, 미국 금융 위기 등 역사의 격변기를
겪으면서 그것이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40여 년에 걸쳐 관찰해 온 저자의
풍부한 견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는 다가올 40년을 이전과 전혀 성격이 다른 상승장으로 예측한다.
구매 패턴은 소유가 아니라 점점 임차와 공유로 바뀌어가고 IT 정보화 진전으로
기업의 생산비는 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다.
로봇 활용은 더욱 번지겠지만 그 때문에 사람이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것도 기우다. 출산율 저하로 노년층이 증가하고
노동 가능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결국 사람이 더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다.
암호 화폐와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 덕분에 경제에 대한 중앙 통제 기능도 점점 사라질 것이다.
구글, 아마존, 우버, 페이스북 등은 그 상승장을 이끄는 맹아 기업이다.
실전에서 체득한 지혜로 기존 경제학에 가하는 비판도 돋보인다.
낡은 화폐 수량설 개념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 하는 중앙은행의 시도를 비웃는다.
무엇보다도 경제학을 '우울한 학문(dismal science)'이 아니라 '번영의 학문(science of prosperity)'으로 정립하기를 주문했다.
희소 자원의 최적 배분이 더 이상 경제의 중심 원리일 필요가 없다.
경제는 기술혁신을 통해 자원의 희소성 자체를 점점 무력화해왔기 때문이다.
이 성취에 바로 인류 문명의 위대함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항상 창조적 파괴와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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