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5.03 09:57
인민의 이름으로
작가 저우메이썬, 정세경 옮김, 680쪽, 문학수첩
1만4800원,
중국 작가 저우메이썬(62)의 장편소설
'인민의 이름으로'가 번역·출간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방송된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
원작이다.
장쑤성작가협회 부주석 출신 저우메이썬은
정치사회소설 전문작가로 손꼽힌다.
대형 부패 스캔들 속에서 꿈틀거리는 갖가지 욕망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 작품이다.
관리들의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반부패총국
소속 수사처장 허우량핑은 어느 날 제보를 받고
달려간 하위 관리의 집에서 뇌물로 받은 지폐로
가득 찬 벽면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계속해서 사건을 수사한 허우량핑은 H성 징저우시
부시장 딩이전을 몰래 체포할 계획을 세운다.
대학 동창인 H성 반부패국 국장 천하이의 공조를
구하지만, H성 관료들의 지리한 회의와 책임 떠넘기기
끝에 결국 딩이전을 놓치고 만다.
천하이와 허우량핑은 절치부심하며 해외로
도망간 딩이전을 추적하는 동시에 또 다른 부패의
단서를 찾아간다. 하지만 천하이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의식 불명에 빠지면서 위기에 처한다.
"신권과 구권이 뒤섞인 지폐 다발들이 네모반듯하게
층층이 쌓여 철제 수납장 내부를 꽉 채우고 있었다.
마치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지폐의 벽처럼 보였다.
큰 은행 금고나 삼류 영화 혹은 드라마의 꿈속 장면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이렇게 많은 현금이 한자리에 모여 있으니 시각적 충격이 어마어마했다. 갑자기 태풍이 불어오면 그 충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하듯, 그 자리에 있던 간경들과 허우량핑은 한동안 넋을 놓고 그 광경을 쳐다봤다."
작품 곳곳에 현대 중국의 낯부끄러운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뉴스의 첫머리를 종종 장식하는 대형 부패 스캔들의 이면에 어떠한 욕망들이 꿈틀거리는지를 낱낱이 그려냈다.
저우메이썬은 "'인민의 이름으로'의 창작에는 이 시대의 복잡한 정치 사회 현상에 대한 사고와 호응,
부패한 현실을 비판할 용기, 사람들을 고취할 호방함이 필요했다"며
"이를 위해 글을 쓸 때 현실주의 원칙에 충실했고 인물과 욕망, 사건 배후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최선을 다해 전형적인 인물 이미지를 창조해냈다"고 전했다.
"또한 인성의 각도에서 인물의 성장 환경을 근거로 특정한 인물의 운명을 써냈고,
이 시대의 사회 각계각층 사람들의 통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특히 인물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담긴 전형을 형상화했다.
허우량핑과 샤루이진, 가오위량, 치퉁웨이가 그런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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