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日常 ·健康

부정맥 환자, 겉옷 챙기고… 관절염 있으면 下山 전 스트레칭

바람아님 2018. 5. 4. 14:28

(조선일보 2018.05.04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만성질환자 '안전한 등산 팁'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만성질환이 있으면 질환 걱정에 선뜻 산으로 나서기가 어렵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등산을 한다면, 건강 효과는 물론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만성질환자가 안전하게 등산하기 위해 '꼭 지켜야 할 등산 팁'을 알아봤다.


만성질환이 있어도 몇 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등산할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어도 몇 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등산할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1. 척추질환

등산 스틱을 적절히 활용하자. 디스크 환자는 허리를 숙이면 증상이 악화되고,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허리를 펴면 통증이 심하다.

오르막길에선 몸이 저절로 숙여지는데, 디스크 환자는 이때 스틱을 길게 빼서 허리가 굽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내리막길에서 스틱을 꺼내 허리를 약간 숙일 수 있도록 활용하면 좋다.


2. 상지 관절질환

손목, 팔꿈치, 어깨 관절 아픈 사람이라면 등산 스틱을 안 쓰는 게 좋다.

스틱을 꽉 쥐거나 팔을 굽혔다 펴는 동작이 상지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춘택병원 허준혁 진료부원장은 "넘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땅을 짚게 돼 상지 관절에 충격을 준다"며

"넘어지지 않도록 시야 확보를 위해 짙은 색 선글라스는 피하고, 신체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가면 균형 잡는 게 어려우므로

큰 배낭을 메지 말고 짐도 가볍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3. 하지 관절질환

무릎관절염이 있다면 하산(下山) 직전에 한 번 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정상에서 쉬면서 관절의 열(熱)이 다 식기 때문이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관절센터 황정택 교수는 "등산하다가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 관절염 환자의 대부분은

하행 시 무리한 게 원인"이라며 "지그재그로 걷거나, 보폭을 넓게 걷거나, 빠르게 걸으면 관절이 뒤틀리거나

하중이 커져서 질환이 악화되므로 일자로 걷고, 종종 걸음으로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4. 발목불안정증

발목까지 오는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발목을 잡아주기 때문에 발목이 꺾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울퉁불퉁한 돌길보다는 흙길이나 계단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5. 족저근막염

등산화 착용은 기본이다. 등산화에 실리콘 패드나 맞춤형 깔창을 넣어 발바닥을 보호해도 좋다.

등산을 하다 쉬는 도중에 발바닥을 무릎 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을 해야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통증이 심하므로 아침에 등산을 한다면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며

"아침보다는 어느 정도 활동한 후 근막이 유연해지면 등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6. COPD·천식

호흡곤란·기침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호흡법을 지켜야 한다.

COPD·천식 환자는 기관지가 좁아져있는데, 호흡량이 많아지면 기관지가 찌그러질 수 있다.

이때 입을 작게 오므리고 천천히 호흡을 하면 기관지가 찌그러지는 것을 막아 호흡곤란·기침 등의 증상이 덜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오연목 교수는 "기관지확장제를 챙겨가거나 산행 전에 뿌려두면 좋다"며

"이 치료제는 효과가 4~5시간 지속된다"고 말했다.


7. 부정맥

일교차가 큰 아침 산행은 피해야 한다.

갑작스런 기온 변화는 심장·혈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을 깨트려 혈관을 수축시키고

급성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땀이 식는 과정에서 급격한 체온 변화로 인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얇은 겉옷을 챙기는 게 좋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두근거리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심해지거나 갑자기 가슴이 아파온다면

당장 등산을 멈추고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8. 기립성저혈압

산에선 저혈압이 위험하다. 실족·낙상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러운 기립성저혈압을 주의해야 한다.

별다른 질환이 없더라도 ▲노인이거나 ▲키가 크고 말랐거나

▲하체 근육이 부족한 사람은 등산 시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휴식 후 일어설 때 어지러우면 다시 앉아서 푹 쉬는 게 좋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바로 일어서지 말고 물·소금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안정을 취한 뒤 일어선다.

일어서서 1~2분은 제자리에 있다가 출발해야 한다.


9. 만성콩팥병

산에서 먹을 간식으로 과일을 싸가는 경우가 많은데, 칼륨이 많은 딸기·참외 등은 피해야 한다.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몸에 칼륨이 많이 들어오면 부정맥·심장마비 등의 위험이 있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먹기에는 사과·배가 적당하다.

서울K내과 김성권 원장은 "콩팥병 환자는 많이 움직이면 콩팥에 혈액이 잘 안 간다"며

"무리해서 높은 산을 오르지 말고, 얕은 산 초입 정도만 올라가는 등 총 한 시간 운동하면 적당하다"고 말했다.


10. 당뇨병

등산 전에 꼭 배를 채우자. 공복 상태에서 등산하면 저혈당 위험이 크다.

만약 등산 중 현기증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전신에 땀이 난다면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사탕이나 캐러멜 등

당분이 많이 든 간식을 먹어야 한다.

혈당 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을 주입한 후 바로 산행을 해도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약 복용 후 한 시간이 지난 뒤

산에 오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