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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야 비켜줄래, 봄꽃들이 고개를 내밀었어

바람아님 2019. 3. 9. 07:35

조선일보 2019.03.08. 03:44


일찍 찾아온 전국 꽃축제
남도의 봄은 섬진강을 따라 달려온다. 올해도 전남 광양 매화마을에 먼저 분홍 꽃을 피웠다. 전국 첫 봄축제인 '광양매화축제'가 8일부터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시작한다. 기온이 포근해 축제 개막일을 작년보다 아흐레나 당겼다. 이 기간 섬진강변은 흰 눈처럼 분분한 매화가 지천으로 핀다.
         
먼지가 걷히고 알았습니다, 봄이 왔음을 - 7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섬진강매화마을에 연분홍 봄이 송이송이 내려앉았다. 이곳에서 올해 첫 봄꽃축제가 8일부터 열린다. 날이 포근해 작년보다 아흐레나 개막을 당겼다. 17일까지 매화꽃밭을 배경으로 매화사생대회, 백일장,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김영근 기자
산수유도 노랗게 봄을 알린다. 해마다 이달 중순이면 구례 산동의 산수유마을에 샛노란 물결이 일렁인다. 구례군은 오는 16~24일 '구례산수유꽃축제'를 산수유마을과 인근 산수유사랑공원에서 연다. 산수유나무는 경북 의성군에서도 많이 자란다. 의성 사곡면 화전리 숲실마을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200~300년생 산수유나무 3만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4㎞에 이르는 산수유꽃길은 때마침 돋아나는 마늘순과 초록을 합창한다. 이곳의 '산수유꽃축제'는 지난해 20만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23~31일 열린다. 축제 기간 장터에서는 직접 재배한 지역 농산물과 산수유, 산수유 진액 등의 특산품을 판매한다.

경북 의성은 노랗게 향기를 터뜨리는 산수유 꽃망울로 새봄을 시작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마을이 몽글몽글 번지고 있는 산수유꽃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 의성에는 200~300년 된 산수유나무 3만 그루가 있다. 올해 의성의 ‘산수유꽃축제’는 23~31일 열린다. /의성군

제주는 벌써부터 노란 유채꽃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마을 녹산로 주변에는 유채꽃 향기가 넘쳐난다. '제주유채꽃축제'는 다음 달 4~7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와 조랑말박물관 일대에서 펼쳐진다. 600년 목축문화가 살아 있는 가시리 마을의 쫄븐(짧은의 제주 사투리) 갑마장길을 걸으면 유채꽃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 같다. 이에 앞서 오는 23~24일 서귀포시에서 유채꽃 국제걷기대회가 열린다. 구간은 5㎞, 12㎞, 22㎞ 코스이지만 완주까지 시간제한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여유롭게 제주도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전북 남원 지리산 바래봉 자락에서 피기 시작한 산철쭉은 능선을 따라 고리봉까지 10여㎞가량 이어진다. 특히 바래봉 군락지에서 세걸산(1207m)까지 3.5㎞에 걸쳐 만개한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해마다 40여만명이 이 풍경을 보기 위해 남원을 찾는다. 올해 철쭉제는 4월 중순부터 상춘객을 맞이한다. 해마다 대구시 달성군은 전국 최대 규모의 '참꽃축제'를 연다. 참꽃은 진달래꽃을 이르는 말이다. 팔공산과 더불어 대구를 대표하는 명산인 비슬산 일대에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튤립 200만 송이를 만날 수 있는 충남 태안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왼쪽 사진)과 진달래가 흐드러진 대구 달성군 비슬산의 모습.
/코리아플라워파크·달성군
귀족의 꽃으로 불리는 튤립은 충남 태안에서 만개한다.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안공원에서는 매년 세계튤립축제가 개최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4월 13일 시작한다. 면적 11만5700㎡(약 3만5000평)에 달하는 공원에는 튤립 200만송이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김원일 코리아플라워파크 과장은 "다른 튤립 축제 기간보다 2배 긴 한 달간 활짝 핀 튤립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장에는 튤립의 색감을 이용해 모나리자와 메릴린 먼로를 그려낸 꽃밭을 선보일 예정이다.

충북 괴산군에는 '미선나무꽃축제'가 있다.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1속(屬) 1종(種)' 멸종위기 희귀 식물이다. 열매 모양이 부채 모양을 닮았다 해서 둥근 부채 '미선(尾扇)'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괴산 3곳(장연면 송덕리와 추점리, 칠성면 율지리)과 영동군, 전북 부안군 등 전국 5곳에서만 자생하며, 모두 천연기념물로 보전하고 있다. 그중에서 괴산군은 최대 자생지로 꼽힌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미선나무꽃축제는 29일부터 31일까지 칠성면 미선나무마을에서 펼쳐진다. 축제장은 순백의 아름다움을 품은 미선나무꽃이 물결을 이루고, 달콤하면서 그윽한 향기로 물든다.

지난해 3월 열린 경남 양산 ‘원동매화축제’ 현장. 낙동강 제방을 끼고 만발하는 홍매와 백매가 유명하다. /양산시

경남 양산시 원동면 원리 일대는 흐드러진 매화의 화음이 음을 높여가고 있다. 낙동강 제방을 끼고 꽃나무들이 만발을 향해 완보(緩步) 중이다. 오는 16~17일 절정에 이를 백매와 홍매를 맞이하는 '원동매화축제'가 열린다. 경부선 원동역에서 내려 매화 군락지 순매원까지 200m를 걸으면 상춘(賞春)의 흥이 몸으로 전해진다.

부산 사상구 삼락공원 낙동강 둑길은 6.4㎞ 구간 가로수가 모두 벚나무다. 이 거리를 꽃비를 맞으며 걸어볼 수 있다. '강서 낙동강 30리 벚꽃축제'(29~31일), '삼락벚꽃축제'(30일)가 준비된다. '벚꽃과 함께하는 사상강변 축제'(30~31일)는 낙동강 서쪽 둔치에 있는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서 개최된다. 공원을 끼고 있는 낙동강 둑길 10여㎞ 구간에 도열한 벚나무가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