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南道 同行 流配

바람아님 2014. 1. 2. 12:28

                                                                                                       <보길도 세연정>

南道 同行 流配

                                     ~芯 九~

 

먼 남쪽 바닷가
유달산 아래 삼학도가 잠자고
영산강이 큰 바다로
항해를 시작 하는 곳

 

그 땅에
너와 나는 유배 되어
하릴없이 여기 저기
기웃거려본다

 

화원반도 끝없이 이어진 밀 밭지나
모퉁이 돌아서면
쉴 세 없이 오가는 배 그림 같아
나포리라 이름 지었지요

 

땅끝 바다건너
고산 노닐던 보길도 깨 돌 구르는 소리
녹우당 고택에서 천년 향 음미하며
다산초당 올라보면 강진만이 발 아랠세

 

영랑 생가 앞 뜰에
활짝 핀 작약 꽃
청자의 고운 빛 곁눈질로 훔쳐보고
대흥사 앞마당에 목 백일홍이 한창입니다

 

울돌목 세찬 물살 가로질러 
시베리아 향 짙은
통나무 찻집에 앉아 목을 추기고
삼별초 함성 들으며 용장산성 올라서면
석성 앞 작은 섬들이 열병 시작한다

 
숲 속에 아담하게 자리한
울림산방 찾았을 땐
소년으로 돌아가
문학을 논하기도 하였지요

 

왕인 박사 찾아가는 벗 꽃 십 리 길
와불, 천 탑 기다리는 운주사
장보고 성곽 희미한 완도
김 삿갓 시 한 수 걸린 강진 고갯마루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는
같이한 추억들입니다

 

유치 도토리묵 탁주 한 사발 
어느덧 노을 진 들녘에
하얗게 넘실대는 억새 꽃에 취하다 보면

 

갯벌에 나 앉은 갈대 사이로
청동오리 떼 무리 지어 날아올라
지는 해 잡는다고
해 속으로 달려갑니다

 

아직도 돌아 본 곳은 많은데....


동행한 유배생활 짧았지만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예송리 깨돌해변>


Theme from summer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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