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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홍의 컬처 엔지니어링] 우한 폐렴과 文대통령의 1000일

바람아님 2020. 2. 5. 18:52

(조선일보 2020.02.05 정진홍 컬처엔지니어)


사드 시비걸며 中이 어떻게했나, 우리가 중국 걱정해줄 때인가
지금 국민은 폐부 찌르는 위기감… 경제 견인차인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뭘 할수 있는가 고민해야


정진홍 컬처엔지니어정진홍 컬처엔지니어


# 중국 우한발(發)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세상이 난리다.

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3일, 자신의 취임 1000일을 의식한 듯 소셜미디어에

"돌아보면 그저 일, 일, 일… 또 일이었다"라고 올렸다.

하지만 정작 세간의 분위기와 평가는 '문재인이 지키지 못한 약속은 스물아홉 개!

지킨 약속은 딱 하나!'라는 제목으로 SNS에서 퍼날라지는 문서로 압축된다.

그 문서는 문 대통령이 제대로 일하지 않고 지키지 못한 공약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오직 하나 해낸 것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든 것'뿐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 같은 3일 자 독일의 유력 매체 '슈피겔'은 '코로나 바이러스, 중국산(메이드 인 차이나)'이라고 꼬집는 문구로 표지를

장식했다. 그것을 보니 지인이 보내온 카톡 문구가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너무 두려워 마세요. '중국산'이라서 오래가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아무리 내구성이 떨어지는 중국산 우한 폐렴일지라도 연일 2만여 명씩 인해전술(人海戰術) 펼치듯

중국인이 입국한다면 과연 가라앉을까? 게다가 3월 중순경 중국 유학생 7만여 명이 둑 터지듯 밀어닥쳐 대학들이

소재한 지방 곳곳까지 들어가면 어찌 될까!


#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걱정하고 개탄한들 무엇하랴. 대한민국을 중국의 일개 성(省)으로 착각하고

자신을 그 성주 정도로 치부하는 문 대통령과 정부는 전문가 그룹은 물론 대다수 국민의 전면적 중국인 입국

금지 요구를 묵살하고 있지 않은가.

하다못해 북한의 김정은조차 이미 지난달 21일 전면적인 국경 폐쇄를 하지 않았던가. '삶은 소대가리'라는

막말을 들으면서도 그토록 짝사랑하는 북한을 쫓아가려거든 차라리 이런 것부터 따라 해야 하지 않겠나!


/일러스트=박상훈


# 닷새 전 부임해 신임장 제정조차 받지 않은

주한 중국 대사가 우리 정부를 향해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말라고 경고조로 언급하는 것을 보고 울화가

치민 이가 적잖았을 것이다.

지난 1월 중순에 주한 미국 대사가 대북 개별 관광을

허용하는 것이 자칫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조치에

위반될 수 있다고 말하자 청와대와 민주당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내정간섭'이니 '총독'이니 하며 흥분해 떠들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정부·여당에서 누구 하나 경고는커녕

지적조차 안 했다.

이걸 보면 진짜 총독은 주한 미국 대사가 아니라

주한 중국 대사인 게 맞는다.


# 어디 그뿐인가.

창궐하는 우한 폐렴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밖에 없는데 정작 국내에서 마스크가 동나서

구하기조차 어렵게 되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게 한 주범이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다.

인도적 차원에서 중국 인민에게 마스크 보내는 일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의 최소한의 생명 보호가 우선이거늘

어찌 자그마치 마스크 300만개를 조공 바치듯 보내는가 말이다.

그 바람에 국내에서는 우한 폐렴 방역의 최일선이라고 할 동네 의원들에서조차 의료용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해

정작 의사와 간호사들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응대하길 포기할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이야 6·25 전쟁 당시 '항미원조(抗美援朝)', 즉 미국에 대항해 조선(북한)을 원조한 일로 인해 중국과 서로

어려울 때 챙기는 형제 같은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와는 명백하게 적이었다.

게다가 몇 해 전 한국에 '사드'를 들여온다는 이유만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려 우리 경제와 생업들이

졸지에 대책 없이 쪼그라들게 한 장본인이 중국 아닌가.


# 사드에 이어 우한 폐렴으로 정작 죽어나는 것은 다름 아닌 한국 경제다.

문재인 집권 이후 내리꽂기만 해서 가뜩이나 안 좋은 경기가 우한 폐렴의 악영향으로 더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반 이후 일본과 마찰을 피해 항공 수요를 중국으로 돌려놨던 항공업은 양쪽 뺨을 얻어맞듯 치명타를 입고 있다.

이른바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할 것 없이 관광업은 비명도 못 지를 형편이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를 다녀간 중국인 가운데 양성 환자가 나왔다는 보도 이후 내국인마저 발길을 끊어 관광업과

요식업이 동시에 주저앉아 사실상의 전면 휴업 내지 휴장 상태다.

어디 그뿐인가. 각종 부품 소재를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국내 협력사들이 대개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탓에

우한 폐렴 사태로 공장 재가동이 대책 없이 지연되자 완성차 출고에 비상이 걸렸다.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라인은 업의 특성상 최소 인력으로 가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쑤저우에 있는 가전 라인, 옌타이의 LG디스플레이 조립 공장, 창저우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조립 공장 등은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상 조업이 불확실하다. 그런데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업종들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문재인 청와대에서는 시진핑 방한이 무산되지 않기만을 염원한다는 얘기뿐이다.

이게 정부고, 이게 나라냐? 이게 독립국가냐 말이다!

이런 실력과 정신 상태로는 국가 위기의 돌파가 불가능하다.


#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번영하던 나라를 속수무책으로 자해하고 파괴해온

희한한 대통령과의 1000일을 우리는 우한 폐렴 사태의 와중에 통과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용케도 견뎠다.

하지만 국민은 피부가 아니라 폐부를 찌르는 위기감에 여전히 곤두서 있다.

우한 폐렴 자체는 100일 아니라 1000일도 견뎌내겠지만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는 문재인 정권은 100일 아니라

단 하루도 더 견딜 수 없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그 마음의 결기들이 모여 오는 4월 태풍이 될 것이다.

그 희망에 그나마 오늘을 버티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