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23. 1. 7. 00:25
빛의 마술사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
렘브란트는 거울을 봤다.
언제 감았는지 머리카락에는 기름기가 가득했다. 푹 팬 두 눈, 볼살이 쑥 들어간 두 볼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렘브란트는 거울 앞에서 눈을 부릅떴다. 인상도 쓰고, 허리도 바로 세워봤다. 거울 속 모습은 변함없이 초라했다. 볼품없는 늙은이였다. "어쩔 수 없군." 렘브란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거울을 쓱 보고, 캔버스에 붓을 갖다 댔다.
렘브란트는 자화상 그리기에 몰두했다. 그는 온갖 수모를 겪고서도 그림을 놓지 않았다. 렘브란트는 붓질을 하며 오만 상념에 젖었다. 가끔은 자신이 딱하다고 생각했다. 거미줄이 쳐진 창고 같은 이 집이 감옥처럼 보이기도 했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울대가 뜨거워졌다. 렘브란트는 그럴 때마다 억지웃음으로 울음을 눌렀다. 웃음이 끝내 안 나올 땐 엄지손가락으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https://v.daum.net/v/20230107002532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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