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98] 햇빛 냄새 나는 빨래

바람아님 2023. 9. 26. 07:43

조선일보 2023. 9. 26. 03:03  수정 2023. 9. 26. 05:30

맑고 쨍한 가을 햇볕에 옥양목 이불을 널어 말리면 며칠 동안 잠자리에서 햇빛 냄새가 났다.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Andrew Wyeth·1917~2009)가 이 그림을 그렸을 때도 틀림없이 태양 아래 바싹 말린 이불의 냄새와 촉감을 떠올렸을 것이다. 초목이 짙푸른 늦여름, 해가 좋은 날 빨래 한 바구니를 널어 두자, 기다렸다는 듯 그 아래서 개가 잠들었다. 가벼운 바람에 빨래가 퍼덕이고, 따뜻한 햇살에 달궈진 비누 냄새가 주위로 퍼지면, 개가 아니라 사람이라도 쉽게 잠이 들 것이다.

실제로 사실적인 앤드루의 회화는 추상화를 높이 사던 평론가들 눈에 늘 이류였다. 그럼에도 와이어스는 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을 탐한 적 없고 고향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풍경화에는 같은 곳을 아끼며 오래 본 사람만 그릴 수 있는 깊은 감정이 서려 있다.


https://v.daum.net/v/20230926030342761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98] 햇빛 냄새 나는 빨래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98] 햇빛 냄새 나는 빨래

맑고 쨍한 가을 햇볕에 옥양목 이불을 널어 말리면 며칠 동안 잠자리에서 햇빛 냄새가 났다.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Andrew Wyeth·1917~2009)가 이 그림을 그렸을 때도 틀림없이 태양

v.daum.net

 

앤드루 와이어스, 가벼운 빨래, 1961년, 종이에 수채, 76.8×55.8㎝, 미국 잭슨빌 커머 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