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11. 25. 03:04
다큐 사진 개척자 강운구, 50년간 탐구한 150점 전시
‘고래가 왜 하늘을 향해 서 있을까?’
사진가 강운구(82)는 50년 전 신문에서 울산 반구대 암각화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고래는 수평으로 유유히 헤엄쳐야 정상인데, 사진 속 암각화엔 세로로 서 있는 고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궁금했지만 누구도 묻지 않았고 답을 찾을 수 없어 스스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답사에 나선 그는 약 3년간 반구대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국과 러시아, 중국, 몽골까지 암각화가 있는 8국 30여 곳을 돌며 카메라에 담았다.
“파미르고원, 톈산산맥, 알타이산맥에 걸쳐 있는 암각화를 답사하면서 5000년 전 사람들을 1000명 이상 만났어요. 그들은 직접 본 것, 경험한 것들만 바위에 그렸기 때문에 암각화야말로 ‘고대의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암각화 지역이 많지만, 더 이상 암각화 작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작업의 출발점이 됐던 의문,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가 서 있는 이유를 스스로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중앙아시아를 돌고 와서 다시 반구대에 가보니 답이 보이더라”면서 “수직으로 서 있는 고래는 살아있는 고래를 뜻하고, 수평으로 그려진 건 죽은 고래”라고 해석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삶과 죽음을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구별하는 고유한 인식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https://v.daum.net/v/20231125030413044
반구대 암각화 고래는 왜 하늘을 향해 있을까… 해답 찾으려 세계 8國 30곳 암각화 찾은 사진가
강운구 《암각화 또는 사진》
뮤지엄한미 삼청
2023.11.22. 수 ~ 2024.03.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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