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3. 12. 15. 04:31
<70> 영국 BBC 아나운서 질 댄도 피살 사건
1990년대 영국인들 사랑 받은 '국민 아나운서'
봄날 정오 무렵 자택 현관 앞서 총격 살해당해
용의자 2500명 조사... 진범은 25년째 오리무중
"너무 유명한 인물인 탓에 오히려 미제로 남아"
허위 제보·사생활 폭로 등 흥미거리로 소비돼
편집자주 ‘콜드케이스(cold case)’는 오랜 시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범죄사건을 뜻하는 말로, 동명의 미국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격주 금요일 세계 각국의 미제사건과 진실을 쫓는 사람들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
그날 BBC 정오 뉴스는 이렇게 시작했다. “조금 전 경찰은 BBC 아나운서 질 댄도가 웨스트런던 자택 바깥에서 흉기에 찔렸고,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에도 이 스튜디오에 섰고, 몇 시간 후 다시 인사할 줄 알았던 동료가 끔찍하게 살해됐다는 비보였다.
질 댄도(사망 당시 38세)는 1990년대 영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국민 아나운서’였다. BBC에서 보낸 10여 년 동안 아침과 점심, 저녁 모든 시간대의 뉴스 앵커로 일했고, 팬층이 두터웠던 범죄 추적 프로그램과 여행 예능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게다가 1997년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닮은 미모로 ‘선샤인 걸(sunshine girl·햇빛 같은 소녀)’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과 구급대원들 모두가 댄도를 알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그의 죽음에 애도 성명을 냈을 정도였다.
그러나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방송인을 대낮 주택가에서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런던 경찰은 댄도 피살 사건 수사를 ‘옥스보로 작전’이라 명명하고, 대대적 수사에 나섰다. 반년 동안 용의자로 조사받은 사람은 2,500명이 넘었다. 언론은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TV쇼처럼 중계했다.
https://v.daum.net/v/20231215043127710
다이애나빈 닮았던 인기 앵커 ‘선샤인 걸’... 의문의 죽음도 ‘TV 쇼’가 됐다 [세계의 콜드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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