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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지 마세요” 목관 속 교황이 얘기하는 듯했다

바람아님 2025. 4. 26. 06:04

조선일보  2025. 4. 26. 01:30

본지 특파원 직접 조문 가보니

‘육신의 덧없음을 아세요. 욕심에 빠져 싸우고, 빼앗고, 상처 주지 마세요. 사랑과 평화를 나눕시다.’

24일 저녁 화려한 장식 없는 목관에 누워 말 없이 천장을 향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마치 그렇게 이야기하는 듯했다. 선종한 날(21일)로부터 나흘째. 관에서 약 4m 앞에 설치된 울타리를 붙잡고 바라본 교황의 얼굴색은 창백하다 못해 푸르게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대 교황들처럼 자신의 시신이 방부 처리되기를 원치 않았다. 다만 시신이 빨리 부패하는 것을 막고자 주사를 이용한 임시 처리(엠바밍)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로우면서도 죽음의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교황의 모습에 조문객 모두가 숙연해졌다. 성 베드로 대성전 내부의 화려함에 감탄하며 연신 사진을 찍던 이들도 교황의 시신 앞에선 스마트폰과 사진기를 내려놓았다. 조문객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몇 초. 그 짧은 시간 동안 저마다의 방식으로 교황을 추모했다.

교황의 조문은 25일 오후6시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두 시간 뒤 관을 덮는 ‘관 봉인 예식’이 치러졌다. 세상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교황의 장례식은 26일 오전 10시 관이 성 베드로 광장으로 나오면서 시작된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패럴 추기경이 추모 기도를 하면,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미사 시작 기도가 이어진다.

두 시간여에 걸친 장례 미사 후 교황의 관은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까지 약 6㎞의 길을 따라 운구된다. 교황이 바티칸 밖에 묻히는 것은 1903년 로마의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에 안장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성 베드로 광장으로 이어지는 콘칠리아치오네 거리와 로마 시내 주요 광장에는 장례 미사와 운구 행렬을 생중계할 대형 스크린들이 설치됐다.


https://v.daum.net/v/20250426013015501
“상처 주지 마세요” 목관 속 교황이 얘기하는 듯했다

 

“상처 주지 마세요” 목관 속 교황이 얘기하는 듯했다

‘육신의 덧없음을 아세요. 욕심에 빠져 싸우고, 빼앗고, 상처 주지 마세요. 사랑과 평화를 나눕시다.’ 24일 저녁 화려한 장식 없는 목관에 누워 말 없이 천장을 향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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