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77] 계속되는 '월드컵 유니폼 징크스'

바람아님 2014. 8. 16. 08:19

(출처-조선일보 2014.08.16 정경원 KAIST 교수·산업디자인)


세계적인 관심사였던 2014 브라질월드컵 기간 동안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의 하나는 각국 축구팀 유니폼 디자인이었다.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이 겨루는 매경기는 축구 실력 못지않게 유니폼 디자인의 경연장이었기 때문이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세련된 유니폼으로 상대보다 돋보이려는 경쟁이 치열했던 이번 월드컵에서도 
모든 참가국 유니폼의 디자인 순위가 매겨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 공동 최우수 유니폼으로 뽑힌 브라질 팀 홈경기 유니폼(왼쪽부터)과 프랑스 팀 원정경기 유니폼(디자인: 나이키). 맨 오른쪽은 우승팀 독일의 홈 유니폼(디자인: 아디다스).
2014 브라질월드컵 공동 최우수 유니폼으로 뽑힌 
브라질 팀 홈경기 유니폼(왼쪽부터)과 프랑스 팀 원정경기 유니폼(디자인: 나이키). 맨 오른쪽은 우승팀 독일의 홈 유니폼(디자인: 아디다스).
영국 텔레그래프는 브라질의 '홈' 유니폼과 프랑스의 '어웨이' 유니폼이 만점인 5점을 받아 최고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유니폼은 특유의 노란색을 주조로 하되 깃과 소매에 형광 초록색 라인을 둘렀다. 
브라질축구연맹 (CBF) 로고 위에는 월드컵 5회 우승을 상징하는 별들이 그려졌다. 
한편 프랑스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옅은 회색의 수평 라인들이 소매 부분까지 이어졌다. 
깃이 따로 없는 둥근 '크루넥(crew neck)'에 세 개의 단추로 멋을 살렸고, 수탉 모양의 프랑스축구연맹 로고 위에는 
별 하나가 표시되었다.

유니폼 디자인의 세련됨과 경기 승패가 일치하지는 않는다. 
다만 결승전 때 입는 유니폼 색깔에 따라 우승이 정해진다는 이른바 '월드컵 유니폼 징크스'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푸른색이나 흰색 등 차가운 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으면 우승을 차지하지만, 주황색이나 붉은색 등 따뜻한 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으면 패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30년 이래로 20차례 열렸던 월드컵 우승팀의 유니폼 색상을 분석해보면 차가운 색 일변도다. 
파란색, 노란색, 흰색(이번 우승팀 독일 포함)이 각각 5회, 하늘색 4회(흰색 줄무늬 2회 포함), 남색이 1회였다. 
맞춤형 전술을 능란하게 구사하던 네덜란드 '오렌지군단'이나 벨기에 '붉은 악마' 등이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가 
정말 결승전에서 따뜻한 색깔의 유니폼을 입어 상대팀의 공격 본능을 크게 자극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