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노트 [36] 영국선 겨울 되면 털모자 쓴 병 등장… 노인이 노인 위해 기부한 '뜨개질 재능'

바람아님 2014. 8. 27. 12:13

(출처-조선일보 2012.12.10 정경원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해마다 11월이 되면 영국의 대형 수퍼마켓인 세인즈베리 매장
(Sainsbury's stores)에서 털모자를 쓴 음료수 병을 만날 수 있다.
영국의 이노센트(Innocent)사가 생과일을 갈아서 만든 음료인 스무디 병들이 
각기 다르게 디자인된 털모자를 쓰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더 빅 니트(The Big Knit)'라는 이름의 이 캠페인은, 시간 여유가 있는 노인들이 
털모자 만드는 재능을 기부하여 생활이 어려운 다른 노인들을 돕는 데 필요한 
기금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털모자 쓴 스무디 한 병(250mL)이 팔릴 때마다 판매가 2파운드(약 3450원) 중 
25페니(약 430원)가 '에이지 UK재단'에 기부된다.



'이노센트의 털모자 쓴 스무디 병'… 털실로 뜨개질한 모자를 씌움. 
250mL 병당 가격 약 2파운드(약 3450원) 중 25페니(약 430원)를 
어려운 노인들의 난방비 등으로 지원.

'이노센트의 털모자 쓴 스무디 병'… 털실로 뜨개질한 모자를 씌움. 250mL 병당 가격 약 2파운드(약 3450원) 중 25페니(약 430원)를 어려운 노인들의 난방비 등으로 지원.이 재단은 많은 노인을 뜨개질 등 지역사회의 

활동에 동참시켜 외로움과 소외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번 돈으로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도록 난방비 등을 지원해 준다. 

참여하는 노인들의 취향과 솜씨가 다른 만큼, 

털모자의 디자인도 기하학적인 문양부터 귀여운 

동물의 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노센트는 병에 씌울 수 있도록 규격만 지정할 뿐,

털모자의 디자인은 전적으로 참여하는 노인들의 

몫이다.


해마다 8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이 재단의 지역 

본부들은 영국 전역에서 재능을 기부하려는 

노인들이 만든 털모자들을 모아 이노센트사에 전달한다. 회사 직원들은 그 모자들을 일일이 스무디 병에 씌워 

세인즈베리에 납품한다. 

첫해에는 2만개가 팔려 1만 파운드를 모금하는 데 그쳤지만 해가 갈수록 큰 호응을 얻어 지난해에는 

기부 금액의 누계가 100만 파운드(약 17억2800만원)를 넘었다. 

이 캠페인은 최근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베티 잭슨, 배우 시에나 밀러와 크리스토퍼 

비긴스 등이 속속 참여하여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금년에는 11월 21일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