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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영어식 표현에 물든 우리말 제대로 다시 배워라

바람아님 2014. 10. 4. 11:49

(출처-조선일보-2014.10.0 이한수 기자)



	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쓰기 책 사진

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쓰기

이수열 지음|현암사|428쪽|1만8000원


누구나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시대지만 누구나 올바른 '말글'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두드러진 잘못은 무턱대고 된소리로 말하는 경향이다. 

불법(不法)을 '불뻡'으로, '창고(倉庫)'를 '창꼬'로 발음한다. 

하지만 위법(違法)과 무법(無法)이 '위뻡'과 '무뻡'이 아닌 것처럼 '불법'도 '불법'으로 발음해야 옳다. 

'창고' 역시 서고(書庫)나 냉장고(冷藏庫)를 된소리로 발음하지 않듯이 '창고'로 발음해야 한다. 

진격(進擊)을 '진격'으로 말하듯 전격(電擊)과 원격(遠隔)도 '전껵' '원껵'이 아니라 '전격' '원격'이다.


신문이나 방송도 자주 잘못을 저지른다. 

일본어 또는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옮긴 서술이 많다. 

영어 직역투로 쓰는 대표적인 서술어는 '~을 갖는다'는 표현이다. 

흔히 '여야 대표가 모임을 갖고'라든가 '남북 외무장관이 첫 접촉을 가졌다'고 말한다. 

영어 'have a meeting'을 그대로 번역한 표현이다. 

이는 각각 '여야 대표가 만나' '남북 외무장관이 처음으로 만났다'고 하는 게 옳다.


'~시킨다' '~이루어진다' '~주어진다' 같은 어색한 표현도 남용하고 있다. 

'미군은 이라크 전투기를 격추시켰다'는 '~격추했다'고 하는 게 옳다. 

'대학의 입학원서 접수가 이루어집니다'는 '~입학원서를 접수합니다'라고 해야 한다. 

'입상자에게는 장학금이 주어지겠습니다'는 '장학금을 주겠습니다'로 고쳐 써야 한다.


책에서 소개한 용례는 대부분 신문·방송·교과서 등에 쓰인 글과 말이다. 

말과 글을 업(業)으로 하는 학자·문인·기자·방송인들의 얼굴이 화끈거릴 듯하다. 

47년간 초·중·고교 국어 교사로 일하고 방송위원회 방송언어 전문 심의위원을 지낸 저자는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우리말을 다시 배우기로 결심하고 우리말 살리는 일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