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전시·공연

시우 김영재 사진전 ‘7번국도를 지나며’’

바람아님 2014. 10. 13. 10:18

 

 

김영재, 주문진, 2013, Archival inkjet print Hahnemohle paper William Turner

문화예술계의 든든한 후원자, 時雨 김영재 작가의 바다풍경 사진전

장터포토클럽 창립회원이자 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왕성한 작가활동과 연극, 무용, 영화 등 다방면에 걸쳐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時雨 김영재 작가의 개인전이 가나인사아트센터 본전시장에서 오는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다.

굵직한 중견기업의 CEO이기도 한 김영재 작가는 젊은 시절 음악을 본업으로 삼기도 했던, 타고난 예술가이다. 지금까지 음악, 춤, 사진, 조각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끼를 발산하고 있는 김영재는 연극, 무용, 영화 등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로 배우 및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후원을 아까지 않는 문화예술 애호가이기도 하다.

1970년대 후반 처음으로 카메라를 구입하여 사진을 찍기 시작한 김영재 작가는 1980년대 말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는 당시 사진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던 사진작가협회 입회와 사라져가는 장터를 되살리기 위한 일환이었던 ‘장터포토클럽’ 창립 등의 행보를 거치면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혀 왔다.

장터 사진을 찍으러 전국을 돌아다니다 7번 국도의 바다 풍경의 매력에 빠지게 된 김영재 작가는 최근 4년 간 수십 번의 출사를 통해 7번 국도변을 중심으로 한 바닷가 풍경 사진을 1000여 컷에 가깝게 작업하였고, 그 중에서 엄선한 20여 점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바다가 주는 일종의 용솟음 치는 에너지와 함께, 문명 발달로 인해 파괴되거나 사라져 가는 바다의 대조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후세를 위해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마침내 바다는 편안하게 다가온다: 김영재의 사진에 대해

이영준_사진평론가

 

김영재의 바다는 다양한 계절 다양한 상태를 다루고 있다. 눈 덮인 바다는 고요하고, 파도가 치는 바다는 격정적이다.

그의 사진은 천변만화하는 바다가 가지는 여러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도 바다에 적응하려면 사람도 그 만큼 다양한 성격과 감정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꽤 오래 전부터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피사체에 주목해 온 그에게 바다는 나이 들어 정착한 존재의 고향 같은 것이다. 그러나 바다의 직접성에 너무 다가간다고 해서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다를 프레임에 담으며 형식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절절한 내용이 있어도 제대로 형식화해내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흑백사진이라는 형식을 택해 바다의 지나치게 다양한 얼굴을 단순화한다. 하지만 사진 속의 바다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온갖 생물들과 전설들을 감추고 있다. 그 풍부한 담론과 감각의 질 덕분에 바다는 우리 앞에 용솟음치는 에너지로 다가온다. 그것을 사진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바다의 에너지로 인생을 살찌우는 일이다.

 

바다의 에너지는 원초적이지만 사진도 원초적인 것은 아니다. 김영재의 사진 속에서 바다는 고요히 잠자고 있다. 그는 사진의 힘으로 바다를 다스리고 있다. 파도는 장노출 속에 희미한 안개처럼 보이고 눈발은 고운 꽃가루처럼 보인다. 바다에서야 눈이 큰 위험이 아니지만 깊은 산속에서 이런 눈발을 만났으면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사진 덕분에 우리는 편안히 그런 자연을 보고 있다. 여기서 사진은 이율배반적인 역할을 하는데 하나는 자연과 인간의 눈을 연결해주는 가교 혹은 매체의 역할이다. 그런데 바로 그 사진이 바다로 가는 우리의 눈을 가로 막는다. 완전히 가로 막는 것은 아니고 사진이라는 필터로 채색한다.

 

렌즈를 아무리 맑게 닦아도 렌즈 자체의 특성, 카메라의 특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이라는 현상 자체의 특성이 우리가 바다를 그 자체로 체험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이런 매개를 통해서만 자연을 접할 수 있었다. 연결해주면서 동시에 차단하는 것, 그것이 매개체, 즉 매체의 특성이자 운명이다. 그래서 사진이 재미 있는 것이다. 사진은 대상을 훤히 비춰주는 거울이 아니다. 그것은 대상 앞에 놓은 망사 같은 것이다. 우리는 망사의 그물코 사이로 대상을 살짝 엿본다. 잘 안 보이지만 그래서 더 애틋해 보인다. 그런데 사진이라는 망사는 그물코를 잘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사진을 본다는 것은 대상과 그것을 가리고 있는 망사를 동시에 보는 묘한 시각적 게임이다.

 

 

본 글은 이영준 교수의 전시서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작가약력

현재한국 사진작가협회 회원 (1989년 입회)

장터포토클럽 회원 (1999년 창립회원)

주식회사 세한프레시젼 (1987년 설립) 및 세한루체 (2008년 설립) 대표이사

전시3회의 개인전 및 30여 회의 그룹전 개최

수상2009 대한민국 사진대전 특선 외 다수 수상

 

 

 

김영재, 동해, 2013, Archival inkjet print Hahnemohle paper William Turner

 

 

전 시 명時雨 김영재 사진전

장 소가나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장

일 시2014. 10. 15. 수 ? 10. 20. 월

관람 시간오전 10시 ? 오후 7시 (휴관일 없음)

오 프 닝2014. 10. 15. 수 오후 5시

출 품 작7번국도 바다를 중심으로 한 바다 풍경 사진 20여 점 및 오브제 1점

 

전시 문의김영재  | e-mail. kim9dr@daum.net

박미연 | e-mail. parkmy7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