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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조명의 경제학

바람아님 2014. 11. 23. 10:20
크리스마스 시즌 시작

해마다 11월 말쯤이면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대로에 조명이 설치됩니다.

점등 행사에는 시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파리시의 중요한 행사 중 하납니다.

올해는 파리의 첫 여성 시장인 이달고 시장이 나와 조명 스위치를 켰습니다. 이 조명이 파리의 밤을 밝히기 시작하면서 곳곳에 크리스마스 시장도 문을 엽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점등 행사입니다.

'반짝반짝'…친환경 절전

올해 조명은 예년과 비교하면 더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었다고 파리시는 강조했습니다. 조명의 전구 장식 자체는 단순해졌지만, 신기술을 적용해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대신 전력 소모는 최소화했습니다. LED 전구와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전기 요금을 대폭 줄였습니다. 샹젤리제 조명의 최근 10년 정도의 연도별 전력 사용량입니다.

<전력 사용량>

2006년까지 : 480,000kWh

2007~2010년 : 50,000kWh

2011년 : 31,000kWh

2012~2013년 : 38,800kWh

2013~2014년 : 10,990kWh

이렇게 전력 사용량을 해마다 줄여나가서 내년 1월 초까지 50일 정도 켜놓는 조명에 들어가는 비용이 5천 유로로 평균 프랑스 한 가구의 1년 치 전기요금 정도입니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잡아라!

개선문에서 루브르까지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샹젤리제 대로 2킬로미터 구간의 가로수 4백여 그루에 조명을 설치하고 운영하려면 해마다 비용이 백만 유로, 14억 원 정도 들어갑니다. 이 만만찮은 비용의 80%를 상인 조합에서 부담합니다. 그만큼 화려한 조명에 이끌려 샹젤리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거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겠죠.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

최근 프랑스의 한 소비자 조사 결과 크리스마스 선물과 외식 등 비용으로 한 사람에 518유로, 72만 원 정도 예산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의 지출은 1년 전보다 4.5% 줄어든 수준입니다. 예상 수치이긴 하지만 지난 4년 새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특히 다른 걸 다 줄일 때에도 어린 자녀를 위한 선물을 사는 비용은 해마다 3%씩 늘려왔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멈출 거라고 합니다. 어른들 선물 예산은 무려 12%나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이곳 언론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라는 프랑스인들의 소비성향도 옛말이 된 듯하다고 전합니다. 경기가 어려웠던 지난 2011년과

2012년에도 크리스마스 소비는 크게 줄지 않았는데, 올해 이렇게 크리스마스 예산을 대폭 깎은 걸 보면 오랜 불황에 프랑스 사람들의 소비성향도 바뀌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드라기 "경기부양책 쓰겠다"

어두운 크리스마스 전망이 쏟아져나오는 것과 때를 같이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럽의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강력한 부양책을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이 전해지자마자 당장 시장에선 주식값이 올라가며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일단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이 내놓을 추가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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