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진중권칼럼과쓴소리 174

[진중권 칼럼] 푸틴의 상상계

중앙일보 2022. 03. 24. 00:42 「 히틀러 같은 망상으로 러시아 세뇌 푸틴 사상의 토대는 두긴의‘지정학’ ‘유라시아 제국으로 서방과 싸우자’ 우크라이나가 망상 깨기 위해 항전 」 푸틴은 자신이 일으킨 전쟁을 ‘극단적 민족주의자와 네오나치들로부터 우크라이나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특수작전’이라 불렀다. 당치도 않은 얘기다. 우크라이나에서 네오나치라 불릴 만한 집단은 아조프 연대뿐인데, 이들마저 정규군에 편입된 이후로는 극우적 성격이 많이 희석된 상태다. 푸틴의 ‘서사’를 믿고 우크라이나 땅을 밟은 러시아 병사들은 눈 앞에 펼쳐지는 ‘현실’ 앞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작 그 땅에 네오나치는 없었고, 자기들이 해방시키려는 그 사람들이 자기들에게 필사적으로 저항했기 때문이다. ‘서사’와 ‘..

진중권 "한 여고생 위문편지 일탈..젊은 남성들 발끈할만 했다" [진중권 칼럼]

중앙일보 2022. 01. 27. 00:45 「 한 여학생 일탈에 남성들 집단반응 여성을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 페미니즘을 위협으로 느끼고 공격 젠더갈등 속 성평등은 조금씩 진전 」 초등학교 시절의 일이다. 숙제로 위문 편지를 썼는데, 누이들이 그걸 읽고 자지러진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휴전선에 계신 파월 장병 아저씨...(중략)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 월남에 파병되어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에게 명복을 비는 초현실주의적인 상황. 얼마나 우스웠겠는가. 이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한 젊은이가 다짜고짜 쌍욕이 섞인 댓글을 단다. ‘군인에게 명복을 빈다고 한 게 뭔 자랑이라고 이런 데에 올리냐.’ 초등학생이 억지로 편지의 공백을 메꾸려고 이런저런 상투어를 쓰다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

진중권 "설강화가 문제? 그럼 '쉰들러 리스트'는 나치 미화냐" [진중권 칼럼]

중앙일보 2021. 12. 30. 00:43 ‘설강화’ 공격은 운동권의 시대착오 민주화에 간첩잠입 설정 왜 안되나 안기부 1명 정의로우면 미화인가 상투적 세계관으로 창작억압 안돼 ‘설강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드라마가 군부독재를 미화하고 민주화운동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누군가 청와대에 드라마의 방영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고,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거기에 서명을 했다. 그것으로 모자랐는지 이 드라마가 ‘반헌법적’이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중략) 자신의 상투적 세계관으로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그거야말로 민주화운동이 추구하던 가치의 배반이다. 자신의 교조적 관념으로 상상의 영역마저 통제하려 드는 자들. 이 이념 깡패들이야말로 열린 사회의 적들이다. 민주화운동은 우상이 아니..

진중권, 이재명에 "종전선언 초 친 바이든도 친일파?..아무 생각 없어"

뉴시스 2021. 12. 12. 18:05 기사내용 요약 (바이든 대통령) 북경 올림픽 보이콧하고, 새로 대북 제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하나 마나 한 종전선언에 반대하면 친일파(라고 한다)"라며 "그럼 바이든도 친일파겠네"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경 올림픽 보이콧하고, 새로 대북 제재를 해서 종전선언에 초를 쳤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후보가) 입으로는 '친일파가 득세한 더러운 역사'라며 요란하게 외쳤지만, 실제로 하는 일을 보라. 결국 이승만 평가, 박정희 존경, 전두환 찬양"이라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라인이야말로 민주당에서 '더러운 친일의 계보'라 선전해 오던 거 ..

[진중권 칼럼] 증오는 나의 힘

중앙일보 2021. 10. 28. 00:22 「 감정 중 사랑보다 강한 게 증오 대선, 상대에 대한 적의만 남아 여기에 특정 집단 혐오 더해져 다섯 달 증오의 극한 경험할 것 」 이번 대선은 증오 투표가 될 것이다. 어느 캠프에도 제 후보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없다. 그저 상대 후보를 향한 적의가 있을 뿐. 상대에 대한 증오, 이것이 그들이 자기 편 후보를 지지하는 유일한 이유다. 어쩌다가 정치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이게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트럼프 정권 이후 이 현상이 극명해졌다. 과거에는 민주당에도 공화당 스러운 의원들이 있었고, 공화당에도 민주당 스러운 의원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두 당이 서로 섞일 수 없게 확연히 갈렸다. ..

진중권 "어차피 망한 선거, 대선 결선 투표제 도입하자"

국민일보 2021. 10. 27. 11:12 [인터뷰] 일 잘하는 이재명 실상은 '비용의 사회화, 이익의 사유화' 윤석열, 지금도 정치 감각 없어.. '개 사과'는 수습 불가 이달 초 발간된 신간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는 저자를 이렇게 소개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논객이자 미학자’. 한 줄의 설명으로 충분한 진중권(58) 전 동양대 교수를 만났다. ‘역대 최악의 대선’ ‘비호감 선거’로 불리는 이번 대선 구도에 대해 그는 “어차피 ‘이대망’(이번 대선은 망했다)”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선이 ‘누가누가 못하나’ 경쟁이 됐다. 많은 사람이 같은 심정이지 않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더이상 우리에게 이런 선택을 강요해선 안 된다. 양당 독재의 불공정 구조를 깨고 다당제로 가기 위해 ..

진중권 "윤석열, '전두환 발언' 치명적 결과 가져올 것..다른 실언과 차원 달라"

서울신문 2021. 10. 21. 02:21 진중권 “尹 사과 거부 더 큰 문제” 윤석열 “전두환 독재는 역사적 사실” “인재 기용 강조한 것” 진화 나서 이준석 “실언 명백, 상처받은 분께 사과해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 발언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의 이번 발언은 발언 자체도 문제지만 사과를 거부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개인적 고집인지, 보수층에 호소하려는 전략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발언의 정치적 후과는 그의 다른 실언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https:..

진중권 "피터팬 돼 후크 선장 물리치니, 웬디는 사모펀드 했더라"

중앙일보 2021. 10. 11. 11:20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 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념화 된 586 정부, 김대중·노무현 정부 무너뜨려" "보수 정부 비판하던 지식인 침묵. 정치인을 위해 살아" "2016년, 팔로워 86만의 트위터 계정을 폭파하고 조용히 지내다 조국 사태에 휘말려 본의 아니게 은퇴 3년 만에 다시 불려 나왔다. '진보'의 위선을 드러낸 조국 사태는 내 영혼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의로운 친구와 동지로만 알았던 이들의 추악한 민낯을 보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다. 내게는 세계가 무너지는 충격이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낸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명박·박근혜 보수정부 당시 비판의 선봉에 섰던 진 전 교수는 현재 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