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5] 남길 게 그리 없어 지린내를 남기셨는가 (출처-조선일보 2012.12.02 손철주 미술평론가) '소나무에 기대어' - 오명현 그림, 종이에 담채, 27×20㎝, 18세기, 선문대 박물관. 아래로 휜 소나무 외가지가 멋들어지다. 의지가지없는 덩굴은 축 늘어졌다. 사내 하나가 지금 수상쩍은 거동을 한다. 휘청거리는 몸을 소나무에 기댔는데 한쪽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21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4] 자기들 좋을 때 남도 좋으면 좀 좋으랴 (출처-조선일보 2012.11.25 손철주 미술평론가) 비탈길이 희끗한 게 눈 내린 자취가 여태 남았다. 잔설(殘雪)을 털어버린 솔잎이 외려 싱싱하다. 남녀 한 무리가 돗자리를 펼친 채 둘러앉았다. 겨울 들판의 냉기는 아랑곳없이 그들은 지금 흥청거린다. 자리 한가운데 놓인 화로를 보니 눈치채..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8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3] 이토록 우뚝한 母性 드러낸 옛 초상화를 보았는가 (출처-조선일보 2012.11.18 손철주 미술평론가) ‘운낭자 상(像)’ - 채용신 그림, 종이에 채색, 120.5×62㎝, 1914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그림 오른쪽에 주인공의 이름이 나온다. '운낭자(雲娘子) 27세 초상'이란다. 운낭자는 평안도 가산(嘉山) 관청에 딸린 기생으로, 본명은 최연홍(崔蓮紅·17..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7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2] 앉아 쉬면서도 그는 등에 진 지게를 벗지 않네 (출처-조선일보 2012.11.11 손철주 미술평론가) '등짐장수' - 권용정 그림, 비단에 담채, 16.5×13.3㎝, 19세기, 간송미술관 소장. 보부상은 봇짐[褓]을 들거나 등짐[負]을 진 조선시대 장사꾼[商]을 이르는 말이다. 봇짐장수는 부피가 작고 값이 비싼 품목을 팔았다. 비단이나 금은, 담비나 수달피..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6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1] 개 한 마리 목청 높이자… 동네 개들 따라 짖네 (출처-조선일보 2012.11.04 손철주 미술평론가) '달 보고 짖는 개' - 김득신 그림, 종이에 담채, 25.3×22.8㎝, 18세기, 개인 소장. 그림 왼쪽에 멋을 부려 흘려 쓴 글씨가 있다. 운율을 갖춘 시인데, 뜻을 풀이해보면 문득 웃음이 난다. '한 마리 개가 짖자 두 마리 개가 짖네. 만 마리 개가 한 마리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5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30] 서로 물고 뜯다 보면 저런 자 나타난다 (출처-조선일보2012.10.28 손철주 미술평론가) 조개가 모처럼 조가비를 벌렸다. 이때 새가 부리로 조갯살을 쪼았다. 조개는 부리를 물고 놓지 않았다. 새가 조개에게 말했다. "오늘 비가 안 오고 내일도 비가 안 오면 너는 말라 죽는다." 조개가 새에게 말했다. "오늘 못 빠져나가고 내일도 못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4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9] 임이여, 그만 책에서 눈을 떼 주오 (출처-조선일보 2012.10.21 손철주 미술평론가) 사람이 사람에게 옮는 병 중에서 가장 지독한 것이 상사병(相思病)이다. 내리사랑과 치사랑 하나같이 살가워도 짝사랑은 두고두고 서럽다. 모진 그리움 끝에 앓아눕기라도 하면 입은 꿀 먹은 벙어리요, 가슴은 타고 타도 연기가 없다. 그 증세..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3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8] 수염이 하나도 없는 이 남자, 어떻게 功臣에 올랐나 (출처-조선일보 2012.10.14 손철주 미술평론가) '전(傳) 김새신 초상'… 작자 미상, 비단에 채색, 153×81.3㎝, 1604년, 파주 93뮤지엄 소장. 틀에 박힌 초상화의 꼴이 있다. 머리에 번듯한 오사모를 쓰고, 가슴과 허리에는 벼슬의 높낮이를 알려주는 흉배와 각대를 두른다. 옷은 색깔이 다르더라도..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