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中國消息

대만 총통, 탈중국 강조.."中 압력 저항해 의존 벗어나야"

바람아님 2016. 10. 2. 00:21
연합뉴스 2016.09.30. 17:44

중국이 대만에 대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의 압력에 저항해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탈중국' 노선을 천명했다.

대만은 그간 중국과 기존 관계를 유지해나가겠다는 '현상유지'를 주창해왔다.

차이 총통은 민진당 창당 30주년을 맞아 당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같이 밝히며 "건강하고 정상적인 경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진당은 지난 28일 창당 30주년을 맞아 경축행사를 대대적으로 열려다 태풍 '메기'로 예정한 행사를 모두 취소하며 당 주석(총재)을 겸하는 차이 총통의 공개서한 발표로 행사를 대신했다.

차이 총통은 개혁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나라를 바꾸려면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파벌을 떠나, 그리고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진당내 당원만이 아닌 공개서한이라는 점에서 서한 내용은 앞으로 대만 정부의 양안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탈중국을 꾀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차이 총통의 입장 선회는 최근 대만 정부가 추진해왔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참석이 중국의 외압으로 무산된 것에 따른 반발로 보인다. 앞으로 국제기구 활동과 대외공간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탈중국 노선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23일 ICAO 총회 참석이 무산된 데에 대해 "극도로 불공평한 대우"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정계에서는 지난 8월 취임한 중국 국적의 류팡(柳芳) ICAO 사무총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과 함께 ICAO 홈페이지에 '타이베이, 타이완'(Taipei, TW)으로 표시됐던 대만 명칭이 지난해 7월부터 '타이베이, 중국'(Taipei, CN)로 바뀌었다.

대만은 ICAO 총회에 이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추진하기로 하고 쑹추위(宋楚瑜·74) 친민당 주석을 특사로 정해놓았다. 대만은 아직 초청 서한을 받지 않은 상태다.


대만 중국시보는 차이 총통의 탈중국 천명에 대해 "양국론(兩國論·두 개의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행보로 사실상 중국에 대한 전쟁 선언"이라며 "차이 총통이 그간 밝혀온 양안 현상유지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대만판공실 주임은 "급진적이건 온건적이건 대만 독립은 실패할 것"이라며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인정을 거듭 촉구했다.

마 주임은 ICAO 총회 참석에 대한 중국의 외압설에 대해 "대만은 중국을 비난하기보다 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3년 전에는 총회에 참가했다가 올해는 왜 참가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lovestai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