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강천석칼럼

[강천석 칼럼]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라 한국의 '駝鳥(타조) 정치'다'

바람아님 2024. 7. 20. 05:07

조선일보  2024. 7. 20. 00:15

한국, 큰 國益 지키고 작은 것 내놓는
‘捨小取大 외교 원칙’ 굳건히 해야
정치인들, 세계 변화에 귀 닫고
눈 감은 채 모래에 머리 처박으면
큰 후회 남길 것

한국은 세계의 중심도 아니고 변두리도 아니다. 경제만 보면 바로 코앞에 프랑스 영국, 그들 등 너머로 독일과 일본이 보이는 위치에서 트랙을 돈다. 분발하면 한두 순위(順位) 올라설 수도 있다. 세계 주요국 G7 회의 멤버가 되는 것이다. 요즘대로 하면 미끄럼틀을 타고 낙오하게 될 터이지만 말이다.

한국의 안보 외교 위상(位相)은 다르다. 세계 질서 주변부에 묶여 있던 한국은 중진국(中進國)을 거쳐 또 다른 중진국(重鎭國)에 도달했으나 중심의 작은 변화에도 심한 몸살을 앓는 나라가 됐다. 그만큼 사후(事後) 대책이 아니라 사전(事前) 대비가 중요해졌다. 국가 지도층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국가 생존의 급소(急所)가 됐다.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지만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연설에서 장갑도 끼지 않은 채 그 주먹을 한국을 향해 먼저 날렸다. 그는 ‘핵무기를 많이 가진 사람과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고 나는 그렇게 해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막았다’고 했다. 자기처럼 하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고, 후보 시절과 대통령 되고 나서는 달라지는 법이지만 노선 자체가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주한 미군 주둔비 부담 증액 요구는 곁가지로 보일 만큼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핵무기 많이 가진 사람과 친하게 지내겠다’는 트럼프의 김정은 떠보기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과 달라질 건 분명하다. 세부(細部) 계획 윤곽도 어느 정도 그려놨다고 봐야 한다. ‘선(先)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후(後) 한반도 문제’ 순서를 밟을 듯하다.

 이런 시대를 맞은 한국은 ‘국가 이익의 우선순위(優先順位)’를 정확하게 정하고 작은 이익은 버리고 큰 이익을 지킨다는 ‘사소취대(捨小取大) 외교’를 확립해야 한다....한국이 트럼프 시대 도래를 악몽(惡夢)으로만 떠올릴 것은 아니다. 트럼프는 한정된 국력을 세계에 분산 투입(投入)할 게 아니라 경쟁 상대 중국이 위치한 동북아(東北亞)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일본 중시(重視)의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일본과 관계도 더 높은 차원에서 봐야 한다.

한국이 트럼프 충격 속에 들어있는 ‘기회는 놓치고 위험만 키우고 만다’면 뒷날 ‘바보야,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라 한국 정치였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한국 정치가 귀 막고 눈 감은 채 타조처럼 모래에 머리를 처박고 있을 때가 아니다.


https://v.daum.net/v/20240720001514746
[강천석 칼럼]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라 한국의 '駝鳥(타조) 정치'다'

 

[강천석 칼럼]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라 한국의 ‘駝鳥(타조) 정치’다’

한국은 세계의 중심도 아니고 변두리도 아니다. 경제만 보면 바로 코앞에 프랑스 영국, 그들 등 너머로 독일과 일본이 보이는 위치에서 트랙을 돈다. 분발하면 한두 순위(順位) 올라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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