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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마녀사냥과 시대착오적 여론몰이, 건국의 팩트를 바꿀 수 있나?[송재윤의 슬픈 중국]

바람아님 2024. 8. 24. 18:48

조선일보  2024. 8. 24. 07:00(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43회>

1949년 건국된 중화인민공화국, 그런데 대한민국은?

중국공산당의 최고 영도자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 1일 베이징의 톈안먼 망루에 올라 광장의 군중을 내려다보며 마침내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선포했다. 새로운 국가가 성립되는 사건을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선 한 낱말로 건국(建國)이라 한다. 당연히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 10월 1일 건국되었다. 중국에선 아무도 그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마오쩌둥이 1893년 후난성 샹탄(湘潭)현에서 태어난 것만큼이나 견고한 사실(hard fact)이기 때문이다.

1981년 6월 중국공산당은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당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때 “건국 이래”란 명백하게 “1949년 10월 1일 이후”를 의미한다. 2019년 중국 전역엔 “건국 70주년”을 경축하는 포스터가 나붙었다. 중국에서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되기 전의 중국은 국민당이 통치하는 중화민국(中華民國)이었고, 1911년까지는 만주족 황제가 통치하는 대청국(大淸國)이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당연시한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에선 “1948년 건국”이란 말만 나오면 편향된 방송·언론이 떼로 들고 일어나 난데없는 “친일파” 딱지를 붙이면서 광란의 마녀사냥을 펼치는가? 그들은 국민·주권·영토를 갖춘 대한민국이라즌 국가가 1948년 이전에 이미 지구 어딘가에 벌써 세워져서 안으로는 세금을 징수하고 군인을 징집하고, 밖으로는 전 세계를 향해 외교권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판타지에 빠져 있는가?

아니라면 대체 어떻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민적 동의의 절차도 없이, 국제적 승인의 과정도 없이 1919년 상하이에서 이미 세워져 있었다는 비현실적 주장을 펼칠 수 있는가? 1948년 5월 10일 유엔 감시 아래 치러진 국민 총선거에서 총유권자의 90% 이상이 참여하여 당당하게 세운 “대한민국”의 성립 과정 자체를 통째로 부정하려는가?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을 동일시하는 부자(父子)의 궤변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광복절 사면 발표문에서 “대한민국 건국 50년을 맞이하여 건국기념일인 8월 15일자로 사면을 단행하였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1948년) 민주공화국”을 세웠음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광복회장 이종찬은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음을 극구 부인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나라는 있었고, 주권 행사가 어려웠을 뿐”이라는 이종찬의 주장이나 “대한민국은 이미 존재하는 나라였기에 건국을 논할 이유가 없다”는 이철우의 논변을 보면, 이 두 사람은 조선왕조에서 대한제국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계속 같은 나라가 이어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들의 주장은 사회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을뿐더러 상식적이지도 않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대규모 국가보조금을 받는 광복회란 조직이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뉴라이트 판별 기준 9가지” 따위나 제시하며 시대착오적 사상검증을 하고 있는가? 광복회장이 어떻게 아무런 증거도 없이 “용산에 일제 밀정이 있다”는 막말을 내뱉을 수 있는가? 그들의 행동거지가 중국 문화혁명 때 홍위병들의 망동과 과연 다른가? 야만적 마녀사냥과 광란의 여론몰이에 맞서서 차분히 역사의 팩트를 살펴야 할 때다.


https://v.daum.net/v/20240824070025262
“뉴라이트” 마녀사냥과 시대착오적 여론몰이, 건국의 팩트를 바꿀 수 있나?[송재윤의 슬픈 중국]

 

“뉴라이트” 마녀사냥과 시대착오적 여론몰이, 건국의 팩트를 바꿀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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