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은 사진작가로선 치명적인 핸디캡이다. 하지만 독일의 지리학자이자 사진가인 킬리안 숀베르게(Kilian Schonberger)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진세계를 열었다.
킬리안은 전 세계를 돌며 고산 풍경을 즐겨 찍는 전문 사진작가다. 태어날 때부터 색맹이었던 그는 사진가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지녔지만 오히려 이 점을 이용해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어떤 사진에서도 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작풍을 이끌어낸 것이다.
예를 들어 울창한 숲속에서 사진을 찍을 때 킬리안은 나무의 초록색과 갈색을 구분할 수 없었다. 그는 과감히 색감에 대한 집착과 아쉬움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나무들이 어떻게 서있는지에 집중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펼쳐진 풍경이지만 남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감각적 요소’를 찾으려 노력한 것이다. 덕분에 킬리안의 작품에선 피사체와 배경의 균형·대조·강조의 미학이 강하게 느껴진다.
킬리안의 작품은 그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kilianschoenberger.de/)를 통해 더 감상할 수 있다.
김지향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