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6.03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정민 한양대 교수·
- 고전문학
"세상 사람 중에 집을 크고 화려하게 짓고 거처가 사치스러워 분수에 넘치는 자는 머잖아 화를 당하지
않음이 없다. 작은 집에 거친 옷으로 검소하게 사는 사람이라야 마침내 이름과 지위를 누린다."
그 자리에 있던 종실 이종(李鍾)이 이 말을 듣고 말했다.
"내 들으니 큰 집을 옥(屋)이라 하고 작은 집은 사(舍)라 한답니다.
옥(屋)이란 글자를 파자(破字)하면 시지(尸至), 즉 송장에 이른다는 뜻이 되고,
사(舍) 자는 쪼개서 읽으면 인길(人吉), 곧 사람이 길하다는 뜻이 되지요.
큰 집에 사는 자가 화를 받고 작은 집에 사는 자가 복을 받는 것이야 괴이할 것이 없습니다."
'사재척언(思齋摭言)'에 나온다.
범저(范雎)가 말했다.
범저(范雎)가 말했다.
"욕심을 부려 그칠 줄 모르므로 원하던 것을 잃고, 지닌 뒤에 족함을 모르니 가진 것마저 잃는다
(欲而不知止, 失其所欲, 已有而不知足, 失其所已有)."
이런 말도 있다.
"대저 뜻 같지 않은 일을 만나면 그보다 더 심한 경우에 비춰 견주어 본다.
그러면 마음이 점차 저절로 시원스럽고 상쾌해진다
(凡遇不得意事, 試取其更深者譬之, 心次自然凉爽)."
어떤 이가 제 궁한 처지를 강백년(姜栢年·1603~1681)에게 하소연했다. 돌아온 대답이 이랬다.
"추울 때는 길가에서 순찰 도는 나졸을 생각하면 이 몸이 춥질 않다네.
배고플 때는 거리에서 밥 구걸 하는 아이를 떠올리면 내 배가 고프질 않지."
'송천필담(松泉筆譚)'에서 들었다.
오대(五代)의 상유한(桑維翰)은 자신의 지위를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오대(五代)의 상유한(桑維翰)은 자신의 지위를 부러워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내 비록 귀하게 되어 재상의 자리에 올랐네만, 흡사 새 가죽신에 버선을 신은 것과 비슷하다네.
겉보기에 비록 멋있어도 속으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법이지." '문해피사(文海披沙)'에 보인다.
부자가 일생의 심력을 다 쏟아 지닌 재물을 자손에게 물려주지만,
부자가 일생의 심력을 다 쏟아 지닌 재물을 자손에게 물려주지만,
그 재물은 마침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고 마니 안타깝다.
시지인길(尸至人吉)! 큰 집에는 시체가 이르고 작은 집에 살면 사람이 길하다.
부족해야 넉넉하고 분수에 넘치면 제 몸을 망친다.
'文學,藝術 > 고전·고미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민의 세설신어] [166] 풍중낙엽 (風中落葉) (0) | 2015.06.07 |
---|---|
[가슴으로 읽는 한시] 딱따구리 (0) | 2015.06.05 |
[정민의 세설신어] [165] 심원의마(心猿意馬) (0) | 2015.05.31 |
[가슴으로 읽는 한시] 낙화 (0) | 2015.05.29 |
[정민의 세설신어] [164] 끽휴시복 (喫虧是福) (0) | 2015.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