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6.20 곽아람 기자)
- 이태경 기자
서울 광화문의 랜드마크인 '해머링 맨(Hammering Man·망치질하는 사람·사진)'이
이달 초 두 달간의 휴식에 들어갔다.
'해머링 맨'은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앞에 설치된 높이 22m, 무게 50t의 '거인(巨人)' 형상
조각 작품이다. 바닥에 설치된 유압 실린더의 체인에 의해 오른팔을 상하로 움직여
1분에 한 번,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망치질을 한다.
흥국생명 측은 "해머링맨은 2002년 6월 4일 처음 작동된 이래 주말을 제외하고 최근까지
약 340만번의 망치질을 했다"면서 "노후된 부품 교체와 도색 작업을 위해 8월 초까지
두 달간 작동을 멈춘다"고 했다. 지난 11일 '해머링 맨' 주위엔 본격적인 '휴식'을 위해
가림막이 설치됐다.
'해머링 맨'은 미국 미술가 조나단 보롭스키(Borofsky·73)의 작품이다.
보롭스키는 어린 시절 음악가인 아버지가 자신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들려주었던 친절한
거인 이야기에서 해머링 맨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해머링 맨은 거인인 동시에 컨베이어
벨트에 묶인 노동자와 예술가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보롭스키는 노동자로서의 자신을
해머링 맨을 통해 표현했다. 그는 "이주 노동자들이나 건설장 막노동꾼, 청소부 혹은
구두 수선공 등이 모두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손을 사용해 일한다"고 말했다.
보롭스키는 1976년 튀니지의 구두 수선공이 망치질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에 기초해
해머링 맨을 그렸다. 1979년 뉴욕 전시에 3.4m 높이의 '해머링 맨'을 처음 소개했고, 이후 세계 각지의 전시에서
'해머링 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바젤, 미국 LA 등 세계 11개 도시에 '해머링 맨'이 서 있다.
서울의 '해머링 맨'은 세계에서 7번째로 세워진 것이다.
흥국생명의 '해머링 맨'은 신문로 사옥 신축 설계를 계기로 설치됐다.
1995년 '건축물미술장식제도(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때 공사비의 1% 이하를 미술품 설치에 사용하도록 한 제도)'가
의무화된 이래 국내 기업들이 사옥을 신축하면서 공공 미술품을 설치하는 게 유행처럼 됐다.
처음 '해머링 맨'이 설치됐을 때 망치의 왕복 속도는 1분 17초당 1회였지만, 속도가 느려서 적극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에
따라 2003년 초부터 1분에 1회꼴로 왕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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