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이 아침의 풍경 ]바다 건너는 조랑말, 그 뒤엔…

바람아님 2015. 8. 16. 01:39

 

한국경제 2014-07-31

 

버지니아 이스턴쇼어AP연합뉴스


매년 7월 마지막 주 수요일 미국 버지니아주의 친커티그 섬에서는 ‘조랑말 울타리에 가두기’ 행사가 열린다. 말 사육자들이 애서티그 섬에서 한 무리의 친커티그종 조랑말을 몰아 바다 건너 친커티그 섬의 울타리에 가둔다. 도착한 말은 이튿날 경매에 부쳐진다.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1750년 스페인 범선이 이곳 앞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나 좌초해 배에 실려 있던 말들이 이곳에 서식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 조직적으로 유포된 혐의가 짙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 섬은 18세기까지만 해도 조세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 말 사육자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이곳에서 말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것. 결국 친커티그 조랑말은 스페인산이 아닌 미국산이라는 얘기다. 전설은 현실에 바탕을 두지만 동시에 현실을 미화하거나 호도하기도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