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연인과 같이 보면 좋은 그림
오늘의 행복 유보하면 불행할 수도
사랑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에 충실해야
사랑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에 충실해야
section _ H
에두아르 베르나르 드바 풍상, <연애하기>
로렌스 알마 타데마, <더 묻지마세요>
마커스 스톤, <훔친 키스>
로렌스 알마 타데마, <반가운 발자국 소리>
파스칼 아돌프 장 다낭 부브레, <사진가 스튜디오에서의 웨딩 파티>
연애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게다가 ‘행복한 연애’의 기준은 너무나도 모호하다.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느냐이고, 누군가에게는 둘 사이의 불꽃의 크기가 얼마나 거대했느냐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 만나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고 둘 사이의 불꽃이 온 세상을 태워버릴 만큼 뜨거웠다고 해서 끝까지 행복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행복한 결말만을 바라보며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다 보면 불행해지기에 십상이다. 사랑에 결말이 어디 있는가. 끊임없는 과정의 연속일 뿐이다. 사랑에 있어 ‘나중에’ 같은 건 없다. 그러니 우리는 매 순간 충만하게 몰두하는 법을 고민해봐야 하는지 모르다.
사랑에 빠져 서로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림 속 연인들이 보이는가? 이 공동체는 이해받지 못한다.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이토록 오랫동안 서로의 눈 속을 들여다보고만 있을 수 있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연인의 발걸음 소리만으로도 그를 알아채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여인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 속에서 우주를 발견하고, 그의 발걸음 소리가 천둥처럼 들리던 순간들이다.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행복한 오늘에 충실할 때, 연인들의 공동체는 다시 안전해질 것이다.
현재 대한트라우마협회와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예술치료 인턴과정을 수료했고 일본에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미술치료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학생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같은 '국가적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목을 받았다. section _ H :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