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은 그림
가족? 우릴 시험에 들게 하는 사람들
'이 이상한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하는 그림
원초적으로 다정한 눈빛, 가족만이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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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소설가 김별아는 <식구>라는 책의 부제를 ‘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라 붙인 적이 있다. 가족을 표현하는 말 중에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여기에는 어떠한 운명 아래 강제적으로 만나 이러나저러나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끼리만 나눌 수 있는 켜켜이 쌓아온 세월의 감각이 들어있다.

많은 사람이 가족애를 따뜻하고 끈끈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우리의 부모나 배우자, 자식들은 매 순간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존재들 아니던가? (심지어 배우자는 내가 선택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니 그들에게 ‘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이라 명명한 소설가 김별아의 통찰력에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가족에 대한 생각들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부모만 해도, 나의 영웅이었다가, 독재자였다가, 내가 보호해야 할 어린아이로 모습을 바꾸지 않는가? 이렇게 쉴 새 없이 얼굴을 바꾸는 ‘이상한 사람들’을 더 사랑스러워 보이도록 만들 그림이 여기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느껴지는 원초적인 다정함을 보라. 이는 분명 바깥세상이 줄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사랑일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들이 당신에게 좀 못되게 굴더라도 그저 이 세상을 함께 살아내고 있을 뿐인 그들을 좀 더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주자. 이 이상한 사람들을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겠는가!

김선현

김선현(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현재 대한트라우마협회와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예술치료 인턴과정을 수료했고 일본에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미술치료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학생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같은 '국가적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목을 받았다.